마켓인사이트 12월9일 오후 1시31분

BMW가 회사채 시장에서 벤츠에 완승을 거뒀다. 두 회사의 한국 전속 할부금융사들이 최근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금리 등 여러 발행 조건에서 BMW가 벤츠를 훨씬 앞섰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MW의 할부금융사인 BMW파이낸셜서비스는 연 3.90%의 금리로 1000억원의 3년 만기 회사채를 지난 7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발행일 전날 3년 만기 A+등급 무보증 비은행금융채 수익률에 0.20%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이는 신용등급이 A+로 동일한 벤츠의 전속 할부금융회사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가 지난달 8일 발행한 회사채(1000억원)보다 발행 조건이 양호한 것이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은 2년 만기, 연 3.99%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BMW파이낸셜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보다 만기가 1년 길지만 발행금리는 오히려 0.09%포인트 낮게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다. 두 회사가 회사채를 발행한 시점 사이에 국고채 금리가 0.05%포인트 상승(11월8일 연 2.76%, 12월7일 연 2.81%)한 것을 감안하면 BMW파이낸셜은 실제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보다 0.10~0.1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채권을 발행했다는 평가다.

이런 차이는 두 회사의 과거 회사채 발행 경험 유무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은 이번에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BMW파이낸셜은 2008년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다. 한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과 달리 BMW파이낸셜은 기존 회사채 발행분이 있어 채권평가사의 평가금리도 있고 기관의 유니버스(투자 대상)에도 포함된다”며 “이로 인해 BMW파이낸셜은 회사채 투자처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게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올 들어 BMW의 차 판매량이 벤츠를 앞서는 등 영업에서 호조세를 보이는 점도 회사채 발행금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MW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2만6900여대를, 벤츠는 1만9100여대를 판매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