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역량 있는 정치인을 키우는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이 있다. IGM창업사관학교는 역량 있는 기업가를 키워내는 경제판 ‘마쓰시타정경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성철 IGM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현직 최고경영자(CEO) 27명이 창업 기업인을 키우기 위해 뭉쳤다. CEO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IGM(세계경영연구원)은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주요 기업 CEO와 창업기업가, 투자기업 대표 등이 교수로 참여하는 ‘IGM 창업기업가 사관학교(IEA)’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매년 60여명의 교육생을 선발해 10개월간 무료로 교육하고, 창업하는 졸업생에게는 500만원에서 최대 5억원의 창업지원금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교수진은 주요 기업의 CEO로 구성된 멘토교수진, 기업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는 창업 CEO교수진, 투자회사 대표로 이뤄진 투자자 교수진을 비롯해 대학 교수인 전문가 교수진과 IGM에서 강사로 활동 중인 IGM 전문교수진 등 5개 축으로 나뉜다.

정 회장,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 등이 멘토교수로 참여해 경영 현장에서의 경험을 전할 예정이다.

창업 기업가인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김준일 락앤락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등은 창업 노하우를 공유하게 된다.

투자금 유치를 위해 엔젤투자회사 대표 등으로 구성한 투자자 교수진도 합류했다. 고영하 엔젤투자협회 회장,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김한옥 KB인베스트먼트 대표, 양정규 아주IB투자 대표가 투자자 입장에서 자금 유치에 대한 멘토링을 한다.


IEA 총장은 연세대 총장을 지낸 송자 명지학원 이사장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과 오명 KAIST 이사장이 고문을 맡았다.

IGM창업사관학교는 IGM이 창립 10주년을 맞는 내년 3월 개강한다. 1회 교육생 모집기간은 12월10일부터 내년 1월11일까지로 홈페이지(www.igmiea.org)를 통해 입학 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창업 아이디어를 1개 이상 보유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이나 학력, 전공에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다. 최대 4인까지 팀으로도 지원 가능하며, 중소기업 창업 1년 미만의 대표나 직장인도 지원할 수 있다.

총 10개월의 교육기간은 기업가정신을 가르치는 1학기, 리더십을 교육하는 2학기, 창업경영지식과 실전기술을 가르치는 3학기로 구성한다. 매주 토요일 8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5시간은 IGM 전문교수진이 가치관•전략•마케팅 등 이론교육을, 3시간은 전·현직 기업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교육을 한다.

IGM을 창업한 창업기업인이기도 한 전성철 회장은 “창업에 성공하려면 기술이나 경험보다 올바른 기업가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IEA를 설립했다.

교수진은 재능기부 형태로 IEA에 참여하며 시설 운영비 등은 IGM에서 부담한다. 창업 투자금은 교육을 마친 후 투자자들과의 매칭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전 회장은 “모 대기업 대표가 계획을 듣고 당장 1억원을 내고 다른 기업인들을 동참시켜 20억~30억원 되는 투자클럽을 만들겠다는 제안도 했다”며 “IEA 교육을 거친 졸업생에 대한 투자금 유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송 총장은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대표들이 직접 교수진으로 나서는 만큼 실제 경영에 꼭 필요한 통찰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