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업종 투자는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 어렵다. 증권 보험 은행별로 차별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업종은 성장성이 제한된 만큼 실적이 안정적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종목에 선별적으로 주목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증권업종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진 점이 가장 큰 악재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예상하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대형 증권사들의 부담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비중이 확대되고 간접투자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장이 이어짐에 따라 업종 내 구조 변화의 혜택은 온라인 증권사에 집중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주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선별적으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브로커리지 부문의 강자인 키움증권, 뱅키스 등 저가형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부문 모두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금융지주를 추천한다.

보험업종의 경우 삼성증권이 분석하는 8개사를 기준으로 매출(생명보험사는 수입보험료, 손해보험사는 원수보험료)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101조9000억원을 올릴 전망이다. 순이익은 14.3% 늘어난 4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생보업종은 연금부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축성보험 성장이 둔화돼 매출은 0.2% 감소, 순이익은 9.2%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손보업종은 장기보험 부문 성장이 지속되며 매출이 13.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폭발적인 인보험 신계약 성장이 이익 수준을 향상시키며 순이익 성장률이 18.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에는 지급여력비율(RBC) 제도의 추가 개정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업계의 전반적 지급여력비율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7월 큰 이슈로 부각된 저가형 실손의료보험 단독상품도 내년에 출시될 것이다. 이 밖에 자동차보험 약관이 개정되면서 내년 4월부터 보험료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도한 금리 경쟁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역시 내년 4월부터 새로운 공시이율 산출 방식을 적용키로 하는 등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견고한 신계약 연환산보험료 성장 지속이 예상되는 삼성생명, 폭발적 신계약 성장과 안정적인 보험영업 능력을 보유한 메리츠화재, 현대해상을 최선호주로 제시한다.

은행업종의 이익 개선은 내년에도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은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기조를 이어가고 기업들은 보수적 투자로 일관, 양질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기 어렵다. 주택담보대출의 상환 비중 증가로 마이너스 성장 요인만 추가되고 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내년에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대출이 저위험·저수익 자산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고, 공적기능 강화 차원에서 은행의 대출금리 스프레드가 좁아질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은행업종 중에서는 △부산·경남 지역의 구조적 성장에 따른 수혜,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기여로 업종 내 가장 높은 ROE가 예상되는 BS금융지주 △외환은행 인수 이후 조직 융합을 통한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아질 하나금융이 주목할 만하다.

장효선 <삼성증권 금융팀장 sean_cha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