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이흥실(51) 감독대행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전북은 "이흥실 감독대행이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구단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지난해 1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전 전북 감독이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나는 내년 6월 이후 팀에 돌아올 것을 배려해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구단은 전했다.

전북 관계자는 "이 감독대행이 6개월 뒤에 복귀할 최 감독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며 "올 시즌 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탈락 이후 마음고생이 심했던 점과 대행이라는 직책의 고충 등도 사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는 이 대행의 지도력을 인정해 수차례 만류했고 지난 8일 마지막 면담에서도 이철근 단장 등이 설득에 나섰지만 사퇴 의지를 꺾지 못했다"며 "조성환 수석코치가 최강희 감독이 복귀할 때까지 팀을 이끄는 쪽으로 잠정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구단을 통해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는데 (이번 사퇴를 계기로) 인생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려 한다"며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제2의 고향인 전북에서 보낸 지난 8년은 정말 행복했고 잊지 못할 것"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1985년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K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MVP), 도움왕 등을 두루 차지했던 스타 선수 출신이다.

1992년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5년부터 전북 수석코치를 맡아 최강희 감독을 보좌하다 지난해 말 지휘봉을 넘겨받아 올해 전북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사실상 '시한부'로 감독대행을 맡은 상황에서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 탈락하고 정규리그에서도 출발이 좋지 못했지만 이후 분위기를 다잡고 시즌 중반 올 시즌 리그 최다인 8연승을 이끌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조성환과 임유환 등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동력을 잃지 않고 선두권을 지키며 시즌 막판까지 우승팀 FC서울을 견제해 지난해 우승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전북은 "이 감독대행은 사퇴 후 당분간 쉬면서 지도자 연수 등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동안 우리 팀을 위해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해준 만큼 구단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