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의 고객만족경영대상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고객만족경영대상은 고객지향적 이념과 시스템을 구축해 이를 경영으로 실천한 기업을 발굴하고 장려하기 위한 제도다. 고객만족경영분야에서 내부경영체계를 평가하는 국내 최초 모델이다. 1990년대에 들어 한국 시장도 소비자가 주도권을 갖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1993년 국내 기업의 고객만족경영 수준 및 체계를 진단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1993년 6개 기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400여개 기업(연속수상 포함)이 수상했다. 5년 연속 종합대상을 수상해야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있는 ‘CS명예의전당’에는 삼성에버랜드, 현대백화점, IBK기업은행, 삼성화재 등 12개의 국내 대표기업들만이 이름을 올렸다. 고객만족경영대상의 평가모델은 2005년 행정안전부가 개발한 ‘CS행정 수준 진단 모델’의 기초가 됐다. 이후 국토해양부 한국소비자원 등 행정기관의 평가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수상기업들의 특징

고객만족경영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기업들에는 공통적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이들은 솔선수범, 혁신에 대한 열정, 핵심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 등을 바탕으로 조직을 고객 중심적으로 변화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이다. 초기에 고객만족경영을 담당했던 기업의 CS 조직은 단순히 ‘고객만족팀’을 발족시키는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CS 관련 조직은 마케팅기획팀, 전략기획팀 등 기업의 핵심부서에 통합되면서 ‘고객만족’이라는 명칭은 갖지 않더라도 역할은 확대됐다.

고객만족 경영에 두각을 나타낸 기업들은 CS를 단순한 친절운동에서 전사 차원의 경영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고객의 소리(VOC)에 기반한 고객만족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조직, 프로세스, 평가체계, 인재육성체계 등을 갖춘 것이다. 또한 상품 기획 및 개발부터 영업, 사후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 고객만족을 위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고객과 직원이 직접 만나는 ‘대면접점’에서의 고객만족 활동이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콜센터, 홈페이지 등과 같은 ‘비대면 접점’에서의 고객만족 또는 서비스품질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향후 고객만족경영에 있어서 변화 포인트

최근 접점서비스가 부각되면서 고객만족 활동이 서비스 기능 조직에서만 실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정한 고객만족경영의 성공은 고객 관점에서 전사적인 혁신 활동으로 실천되어야 가능하다.

고객의 소리(VOC)는 고객가치 발굴에 있어 가장 핵심 원천이다. VOC를 통해 고객의내면에 잠재된 욕구까지 발굴할 수 있도록 그 활용범위가 확대돼야 한다. 방대해지는 온라인상의 각종 고객의견 분석을 기반으로 향후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활동 또한 적극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또 단순히 고객이나 기업이 일방적으로 의사를 표출하는 단방향이 아닌 기업과 고객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쌍방향의 VOC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수많은 정보와 고객서비스에 노출돼 있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고객경험의 전반에서 새로운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내야만 한다. 고객경험흐름을 세분화하고 접점 중에서 고객이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등을 파악해 기업 고유의 색깔을 입힌 남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