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인 지난 12일 실시한 한국경제신문과 글로벌리서치 조사의 특징 중 하나는 최근 1주일간 수도권과 40대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했다는 점이다. 수도권은 대선 판도에 영향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40대 역시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세대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결과다.

전체 지지율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진 것도 40대와 수도권에서의 문 후보 지지율 상승에 따른 결과다.


○40대 문 지지율 5.6%포인트 상승

40대는 세대별 유권자 수(880만명, 전체의 21.8%)가 가장 많다. 어느 한쪽으로 몰리지 않지만 정국 풍향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표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지난 5일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0대에서 47.4% 지지율로 문 후보(41.5%)를 앞섰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문 후보 지지율(47.1%)이 5.6%포인트 상승하며 박 후보(45.4%)에게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2030세대에서는 여전히 문 후보가 60% 이상 지지율로 압도적 우세였다. 다만 20대에서 박 후보 지지율(30.1%)이 직전 조사 때보다 4.0%포인트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5060세대는 반대로 박 후보 지지율이 견고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박 후보 지지율이 올라 70%에 육박했다. 이종민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세대 간 대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문, 인천·경기는 박 우세

서울에서는 문 후보가 53.1% 지지율로 38.1%에 그친 박 후보를 15.0%포인트 차로 앞섰다. 직전 조사 때의 격차(13.4%포인트)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인천·경기 지역에서는 박 후보가 48.6%로 문 후보(43.1%)보다 우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5일 조사(박 후보 49.9%, 문 후보 38.7%)에 비해 격차가 5.7%포인트 줄었다.

이 팀장은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6일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수도권 지원 유세를 벌인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당의 텃밭인 부산·경남·울산(PK) 지역에서는 박 후보 지지율은 정체이지만 문 후보가 치고 올라가는 양상이다. 박 후보는 58.1%로 직전 조사와 같은 데 비해 문 후보는 1주일 만에 지지율이 34.9%에서 37.3%로 올랐다. PK 지역에서 새누리당은 문 후보 지지율을 35% 이내로 묶는 게 목표인 반면 민주당은 문 후보 지지율을 4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대전·충청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54.0%로 5일 조사(58.4%)보다 하락한 데 비해 문 후보는 같은 기간 36.6%에서 41.9%로 올랐다. 새누리당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노리고 있는 호남 지역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직전 조사(4.1%)의 두 배 이상인 9.5%로 뛰었다. 문 후보 지지율은 같은 기간 87.5%에서 83.1%로 소폭 빠졌다. 대구·경북(TK) 지역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실시했다. 9월22일과 11월9~10일, 24일, 12월5일에 이은 5차 조사다.

전국 16개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별 인구 비례로 무작위 추출을 통해 집전화와 휴대폰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