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롯데자이언츠 코치(42)가 보유중인 강남 건물을 90억원에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포츠 스타들의 '빌딩 재테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부동산 재테크 스타는 차두리, 박찬호, 이승엽 선수 등이다.

스포츠 스타들은 직업의 특성상 조기 은퇴가 불가피 하다. 때문에 주식이나 펀드 등의 금융상품 보다는 매달 월세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투자방식은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재테크 격언과는 달리 '무조건 한 바구니에 몰아넣기' 방식이었다.

스포츠 스타들은 주로 서울 핵심상권의 알짜 매물을 집중적으로 매수해 보유하고 있었다. 때문에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에는 공실의 걱정없이 매달 월세를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었다. 매수 시에는 '경매'나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까지 동원하면서 수익률도 높아지면서 뛰어난 재테크 수완을 발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알짜 상권은 매도 시에도 시세차익도 상당하다. 큰 금액에 비해 매도자도 빨리 나타나 신속하게 거래가 되는 점도 장점이다.

정 코치는 역시 보유하고 있었던 빌딩이 서울 대치동 학원가 주변이었다. 지하1층~지상 6층 건물로 연면적은 1590㎡(약 482평)에 달한다. 이 빌딩의 월수익(월세+관리비)은 42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 수익률은 6%에 이른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여기에 정 코치는 매수시에는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했고 은행 대출을 이용해 레버리지 효과까지 누렸다. 경매 당시 금액은 28억8000만원이었지만 이 중 정 코치의 자금은 8억8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매도 시에는 시세대비 저가에 내놓으면서 빠른 매도에 성공했다.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한 사례는 스포츠 스타 부동산 평가 1위인 이승엽 선수도 마찬가지다. 이승엽은 2009년 서울 성수동 뚝섬역 인근의 에스콰이어 빌딩을 294억 원에 매입했다. 최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동산 재벌 1위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전부 제 것은 아니다"라며 은행 대출을 인정했다. 현재 시가로 이 빌딩의 가치는 350억원에 달해 3년 만에 빌딩 가치는 19% 뛰어올랐다. 매년 6% 이상 상승한 셈이다. 은행에서의 담보 대출이자를 감안하더라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화제가 된 차범근(SBS 해설위원), 차두리(뒤셀도르프), 차세찌 3부자도 핵심지역에서 짧은 기간동안 큰 수익을 올렸다. 보유중이었던 한남동 4층 건물을 지난 5월 62억원에 매각했다. 2006년 8월 이 건물을 매입할 당시에는 3부자가 3분의 1씩 지분을 보유해 19억4000만원에 사들였다. 6년 만에 42억6000만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한남동 일대는 꼼데가르송길로 유명세를 타면서 최근 시세가 많이 치솟은 지역이다. 차범근·두리 부자는 주변에 한 채의 빌딩을 더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층 건물로 2004년 매입해 현재 보유 중이다.

박찬호는 2009년 논현동 부동산을 440억원에 매각한 적이 있다. 현재 보유중인 부동산은 2003년 매입 신축한 서울 신사동 지하 4~지상 13층 빌딩이 있다. 시가로는 250억원에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박찬호는 은퇴를 선언하기에 앞서 3층 자신의 사무실을 13층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포츠 스타 중 서장훈 선수는 양재역 근교의 보유중인 빌딩을 매각중에 있다. 역세권에 광고판까지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빌딩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매물로 내놓은 지는 반 년이 넘어가지만 높은 가격에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주환 원빌딩부동산중개 빌딩사업부 10팀장은 "빌딩시장은 건물 매입을 희망하는 잠재적 매수자가 많다"며 "매도인들은 경기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적정선으로 양보하면 얼마든지 매도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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