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77%'에 사활 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제3차 광화문 집중 유세'서 투표참여 적극 독려

“제가 이깁니다. 대세가 이미 기울지 않았습니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5일 서울 광화문 집중 유세 현장에서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시민을 향해 이같이 외쳤다. 승리를 자신하는 목소리였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5시25분께 광화문 현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열렬한 환호와 응원을 보내는 인파 속에서 문 후보는 활짝 웃으며 양손을 들어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였다.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대선을 4일 앞두고 펼쳐진 이날 집중 유세현장에서 화두는 ‘투표 참여’였다. 현장 곳곳에는 '투표하라'라고 쓰인 노란색 깃발이 나부꼈다.

문 후보는 "차두리 선수가 아우토반을 2시간 넘게 달려 투표하듯, 인도에 계신 스님이 4박5일 걸려 투표하듯 브라질 노부부가 2400㎞를 비행기 타고 가서 투표하듯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해 달라"고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각계 인사들도 유세차에 올라 '투표율 77% 공약'을 쏟아냈다. 투표율 77%를 상회할 경우 문 후보 당선이 유력시 된다는 전제가 깔린 주장이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투표율 77%가 되면 63빌딩을 걸어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소설가 황석영도 "투표율 77%가 되면 50주년 기념 작품을 20대, 30대에게 각각 1000권씩 선물할 것"이라며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힘을 보탰다.

이들의 '투표율 77% 공약'에 고무된 문 후보도 앞서 수차례 밝혔던 '투표율 77%시 명동서 말춤' 공약에 이어 "막걸리를 쏘겠다"고 말해 투표율 공약을 하나 더 추가했다.

막판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대선 정국에서 투표율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투표율 70% 미달 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7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할 경우 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기 때문.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20~30대 젊은 층이 투표장을 많이 찾아야 문 후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문 후보가 젊은 층에서 50~6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

문 후보 측에서 77%(70%를 상회하면서 행운을 상징하는 7을 반복한 숫자) 투표율을 내세우며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젊은 층의 흥미를 유발해 투표를 독려하겠다는 것. 안 전 후보가 최근 대학가를 찾아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전제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최근 중앙선관위가 유권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꼭 투표하겠다”고 답한 층이 80%에 이르러 문 후보 측을 고무시켰다. 또 이번 대선의 재외국민 투표율이 71.2%를 기록한 것도 문 후보 측의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문 후보가 투표율 상승세를 등에 업고 막판 대역전극을 일궈낼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이날 유세에서는 '우리들의 슬픔, 우리들의 희망'이란 주제로 용산참사 유족과 반값등록금 운동 대학생 등이 전면에 나서 사연을 낭독했다. 행사 말미에는 얼마 전 문 후보를 지지하는 방송 찬조연설을 했던 가수 이은미가 나서 문 후보와 함께 애국가를 제창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