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투기 선정, 새 정부 출범뒤로 미뤄져

군 당국이 감사원의 지적을 무시하고 K2 전차 해외 파워팩(엔진+변속기) 도입을 강행키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17일 김관진 국방장관이 주재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K2 전차 초도양산분 100대에 독일산 파워팩을 적용하기로 재결정했다고 밝혔다.

방추위는 K2 전차 초도양산분에는 해외 파워팩을 적용해 2014년 3월부터 전력화하고, 국산 파워팩은 기간을 연장해 시험평가를 지속 추진키로 결정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15일 `K2전차 파워팩 적용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통해 방사청이 지난 4월 방추위에서 해외 파워팩 도입을 결정할 때 독일산 제품을 선정하기로 사전 결론을 내려놓고 심의했고 실제 성능시험 평가 과정에서도 국산 제품이 차별을 받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은 이런 감사결과에 따라 해외ㆍ국내 개발 파워팩의 양산 실적, 성능 검증, 전력화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K2 전차 적용 파워팩을 다시 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으나 방사청은 감사원의 감사결과 통보 한 달 만에 해외 파워팩 도입을 강행키로 결정한 것이다.

K2 전차 파워팩 선정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이어 검찰도 파워팩 선정과정의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군 당국이 서둘러 해외 파워팩 도입을 재결정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백윤형 방사청 대변인은 이에 대해 "오늘 방추위에서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대한 충분한 토의가 있었다"며 "해외 파워팩을 국내에 도입했을 때 해외 파워팩에는 적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100㎞ㆍ8시간 연속주행평가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방사청은 이날 방추위에 차기 전투기(FX) 등 대형 항공전력 구매사업의 추진현황도 보고했다.

백 대변인은 "차기전투기 사업은 절충교역과 계약조건 협상을, 대형 공격헬기 사업은 절충교역 협상을 각각 진행 중"이라며 "두 사업은 최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가격협상 및 기종결정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작전헬기 사업은 후보 기종인 AW-159(와일드캣)와 MH-60R(씨호크)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기술, 절충교역, 계약조건, 가격협상 등에 대한 가계약 체결이 완료됐다.

방사청은 이달 말 기종결정평가를 거쳐 해상작전헬기 기종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