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은 막판까지 예측 불허의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전 마지막 조사(12일)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0.4%포인트 오차범위 내에서 이기는 결과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3%포인트가량 앞섰다. 하지만 공표 금지 기간 각 정당의 자체 조사와 여론조사 업체들의 비공개 조사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좁혀져 혼전 양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1~2%포인트 내, 득표 수로는 50만표차 이내에서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투표율을 70% 안팎으로 가정하면 총 투표자는 2800만여명으로 예상된다. 격차가 1%포인트 내외로 좁혀진다면 1980년대 이후 치러진 대선 중 최소표차인 28만표 정도로 승부가 갈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997년 15대 대선(김대중-이회창)이 가장 근소한 차(39만557표·1.6%포인트차)를 보였고, 다음으로 16대(노무현-이회창) 57만980표(2.4%포인트)차를 기록했다.

두 후보 측은 서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박 후보 측 선대위의 권영세 상황실장은 “계속 우리가 앞서 나가는 게 유지되고 있다”며 “야당은 ‘숨은 표’가 있다고 하는데 숨은 표를 찾는 정당은 대개 급한 정당”이라고 말했다. 자체 여론조사를 진행 중인 여의도연구소 관계자도 “일부 조사에서 혼전이 나타나고 있지만 자체 조사는 물론 대다수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리드를 지켜나가고 있다”며 “50대 이상 유권자 수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만큼 실제 뚜껑을 열면 예상보다 더 벌어진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골든크로스’(지지율 반전)가 이뤄졌다며 대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마지막 주말을 거치며 문 후보 지지율이 상승해 오차범위 내 우세로 전환됐다”며 “주말 이전의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지는 결과가 많았던 반면 이번주 들어 오차범위 내에서 이기는 결과가 다수를 점했다”고 말했다.

물론 양측은 몇 가지 변수로 안심하진 못하고 있다. 우선 국정원의 비방 댓글 의혹과 다시 불거진 북방한계선(NLL) 논란,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 의혹 등 양측의 네거티브 공방이 실제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다. 막판 네거티브는 대세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경험칙이지만 워낙 초박빙이라 조금만 표심을 흔들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20~30대 젊은층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네거티브 전파력이 강하다고 보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투표율도 큰 변수다. 여론조사업체들은 대략 70% 안팎을 전망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투표율이 72%를 넘으면 문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유권자 수 변화를 감안하면 70% 중반까지도 불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20~30대 투표율이다. 이번과 경쟁구도가 비슷했던 16대 대선의 연령별 투표율은 20대가 56.5%, 30대 67.4%였다. 이번 대선의 20~30대 유권자비율이 16대보다 10%포인트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20~30대 투표율이 70% 선에 근접해야 문 후보에게 유리하고, 반대로 60%대 초반으로 떨어진다면 박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