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무관심은 나쁜 정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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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했던 대선유세 '말의 성찬'
그래도 선거는 민주주의 축제
투표 꼭 해 자유의 가치 살려야"
장석주 < 시인 kafkajs@hanmail.net >
그래도 선거는 민주주의 축제
투표 꼭 해 자유의 가치 살려야"
장석주 < 시인 kafkajs@hanmail.net >
누리에 새 날빛이 환하다. 새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오늘이 지나면 새 대통령이 탄생한다. 대통령은 정부기구들을 장악하고 경제·외교·안보뿐만 아니라 의료·연금·복지와 관련한 국가정책들을 정하는 권력을 거머쥔다. 우리는 투표로 선출한 대통령에게 국민 다수가 동의한 체제에 강제·억압하고 동시에 복속하는 권력을 부여한다. 이것은 우리 일상을 둘러싼 커다란 테두리로써 개별자의 시시콜콜한 삶과 선택에 관여하고 나라의 운명을 주조(鑄造)하는 막대한 힘이다. 우리가 싫든 좋든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법과 질서를 만드는 대통령의 권력은 현실의 맥락 속에서 엄연하게 움직이고, 각자 작은 삶의 공학과 그 가능성은 이 힘이 미치는 테두리 안에서 나온다. 우리들 작은 삶은 이 큰 정치 공학과 불가피하게 연접돼 있고, 따라서 정치 공학의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일상의 영역이란 있을 수 없다. 쉽게 말하자면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먹는 밥과 누리는 자유, 더 나아가 삶과 사회의 세목과 본질적 양태가 바뀐다는 뜻이다.
그간 대통령 후보들은 유세 활동과 공약 발표, 공개 토론 등을 통해 자신이 펼칠 정책과 새 정치에 대한 비전을 드러내 보였다. 그 과정에서 날선 공방이 있었고, 불법 선거 행위를 둘러싼 상호비난도 난무했고, 터무니없는 흑색선전도 없지 않았다. 누구는 진흙탕 싸움 같은 혼탁한 선거운동에 피로감을 느꼈고, 누구는 정치 일반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냈지만, 본디 민주주의에서의 선거는 얼마간의 소란이 불가피하게 따르는 축제다. 축제가 고요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러니 우리 눈과 귀를 피곤하게 만들었던 갖가지 소란과 잡음들은 덮어두자. 개인적으로는 후보자가 쏟아내는 말의 성찬(盛饌)들과 그 말의 성찬을 빚어내는 수사학에 숨은 정치적 함의를 음미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기도 했다. ‘논어’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미워하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하물며 우리의 존명(存命)과 나라의 운명을 걸머지는 대통령을 뽑는데, 더 세세하게 따지고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왜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하는가? 토머스 제퍼슨은 “문명국가에서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서도 자유롭기를 바라는가? 그런 일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를 기권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발로이고, 결국 이 무관심이 가장 나쁜 정치를 불러온다. 분명한 것은 정치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거라는 믿음은 가망없는 희망인지도 모르지만, 나쁜 정치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는 있다는 것이다. 나쁜 정치는 자유를 줄이고 책임과 의무는 늘리는 국가, 권력을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앗아가는 체제를 낳는다. 정치는 오직 정치가만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정치 허무주의자라도 투표에 나서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목욕물이 더럽다고 아이까지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더러운 것은 버리고 소중한 것은 보듬어야 한다. 오늘 우리의 자발적 투표 행위 속에 함의돼 있는 것은 내 운명은 내 스스로 결정한다는 뜻이다.
선거 운동이 막바지로 치달은 지난 며칠은 그야말로 나라 전체가 뜨거운 정치 열기로 숨이 막히는 듯했다. 오늘은 선거를 축제로서 즐기는 날이다. 각자 마음에 점찍어 둔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자. 일자리, 경제성장, 복지, 교육, 북핵, 통일과 같은 나라의 현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공약을 살피고, 누가 우리와 우리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인가를 판단하자. 이는 유권자의 권리이고 중대한 의무다. 아무도 우리 삶을 대신 살 수는 없다. 삶이 그렇듯이 투표 역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신성한 참정권이다. 투표를 포기하는 사람은 유권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릴 뿐만 아니라 누릴 자유도 버리는 사람이다. 선거는 축제다! 투표를 해야만 사람답게 살 자유와 더불어 선거라는 자유 민주주의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장석주 < 시인 kafkajs@hanmail.net >
그간 대통령 후보들은 유세 활동과 공약 발표, 공개 토론 등을 통해 자신이 펼칠 정책과 새 정치에 대한 비전을 드러내 보였다. 그 과정에서 날선 공방이 있었고, 불법 선거 행위를 둘러싼 상호비난도 난무했고, 터무니없는 흑색선전도 없지 않았다. 누구는 진흙탕 싸움 같은 혼탁한 선거운동에 피로감을 느꼈고, 누구는 정치 일반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냈지만, 본디 민주주의에서의 선거는 얼마간의 소란이 불가피하게 따르는 축제다. 축제가 고요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러니 우리 눈과 귀를 피곤하게 만들었던 갖가지 소란과 잡음들은 덮어두자. 개인적으로는 후보자가 쏟아내는 말의 성찬(盛饌)들과 그 말의 성찬을 빚어내는 수사학에 숨은 정치적 함의를 음미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기도 했다. ‘논어’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미워하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하물며 우리의 존명(存命)과 나라의 운명을 걸머지는 대통령을 뽑는데, 더 세세하게 따지고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왜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하는가? 토머스 제퍼슨은 “문명국가에서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서도 자유롭기를 바라는가? 그런 일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를 기권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발로이고, 결국 이 무관심이 가장 나쁜 정치를 불러온다. 분명한 것은 정치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거라는 믿음은 가망없는 희망인지도 모르지만, 나쁜 정치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는 있다는 것이다. 나쁜 정치는 자유를 줄이고 책임과 의무는 늘리는 국가, 권력을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앗아가는 체제를 낳는다. 정치는 오직 정치가만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정치 허무주의자라도 투표에 나서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목욕물이 더럽다고 아이까지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더러운 것은 버리고 소중한 것은 보듬어야 한다. 오늘 우리의 자발적 투표 행위 속에 함의돼 있는 것은 내 운명은 내 스스로 결정한다는 뜻이다.
선거 운동이 막바지로 치달은 지난 며칠은 그야말로 나라 전체가 뜨거운 정치 열기로 숨이 막히는 듯했다. 오늘은 선거를 축제로서 즐기는 날이다. 각자 마음에 점찍어 둔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자. 일자리, 경제성장, 복지, 교육, 북핵, 통일과 같은 나라의 현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공약을 살피고, 누가 우리와 우리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인가를 판단하자. 이는 유권자의 권리이고 중대한 의무다. 아무도 우리 삶을 대신 살 수는 없다. 삶이 그렇듯이 투표 역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신성한 참정권이다. 투표를 포기하는 사람은 유권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릴 뿐만 아니라 누릴 자유도 버리는 사람이다. 선거는 축제다! 투표를 해야만 사람답게 살 자유와 더불어 선거라는 자유 민주주의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장석주 < 시인 kafkaj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