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서 물러났다.

SK는 18일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17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내년부터 시행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이끌어갈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62)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김 신임 의장이 9년간 의장직을 맡아온 최 회장을 대신해 대내외적으로 SK그룹을 대표해 활동한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인재육성위원회에서 의장 후보군에 대한 검토를 거쳐 김 부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추천했다”며 “협의회에서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 아래에서 김 부회장이 각사의 책임 경영과 자율적인 그룹 차원의 위원회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라는 데 뜻을 모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고 말했다.

‘따로 또 같이 3.0’은 최 회장이 지난달 말 새로 제안한 6개 위원회 중심의 계열사 자율 경영 방식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이끌어갈 6개 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도 조만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신임 의장을 선임함에 따라 1월 중순께 그룹 인사 작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내년부터 직접적인 계열사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고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직 등 대외 직함을 맡지 않기로 했다. 다만 ‘전략적 대주주’로서 차세대 성장동력 개발과 해외 네트워킹 등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