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근 신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2)은 SK그룹 성장의 주역이자 산증인으로 꼽힌다. 김 의장은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후 SK그룹 경영기획실 재무담당 임원, 구조조정 추진본부장, SK(주) 대표이사,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특히 1994년 그룹의 자금 담당자로 최종현 선대 회장을 도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했다. 2004년 SK케미칼 부회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7년간 회사 가치를 400% 넘게 끌어올려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확실히 인정받았다.

김 의장은 2000년 구조조정 추진본부장 시절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2006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협력 업체 교육기관인 상생아카데미를 개설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8년 SK상생경영위원회(현 동반성장위원회) 출범 이후 지금까지 위원장직을 겸임하면서 동반성장 활동을 직접 챙겨왔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게 된 데에는 최태원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이 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김 의장은 선대회장 때부터 SK그룹 고유의 경영시스템인 ‘SKMS’를 발전시켜 왔다”며 “그룹 내 원로 경영인으로서 각 계열사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6개 위원회 중심의 계열사 자율경영 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 체제’에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내외 무게감도 고려해 원로급이 추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