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전 등 148개 주요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가 부동산 침체 무풍지대로 각광을 받고 있다. 4만여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인력이 전국 주요 광역시·도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어서다.

경북 김천, 대구 신서, 제주 서귀포 등 최근 혁신도시 내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0 대 1을 웃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기업 이전이 본격화된 데다 미니 신도시 수준의 계획도시로 주거환경이 쾌적해 이주 수요는 물론이고 기존 주민들도 혁신도시로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도시 내 알짜 입지에 들어서는 LH 아파트도 미분양 물량이 남았다. 전남 나주시 금천면과 삼포면 일대에 조성되는 ‘광주전남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중에서 가장 큰 면적(732만7000㎡)을 자랑한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한전KDN, 한국농어촌공사, 우정사업정보센터 등 15개 주요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현재 부지 조성공사가 98% 이상 마무리될 정도로 공사 진척도 빠르다.

앞서 공급된 21개 공동주택 용지 중 14개 필지가 주택업체에 매각된 데 이어 상업·근린용지 67필지도 평균 13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매각이 마무리됐다.

광주전남혁신도시 ‘빛가람 LH’ 아파트가 관심을 끈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면적 74·84㎡ 크기의 1226가구로 이뤄졌다. 미분양 잔여 가구는 선착순으로 분양하고 있으며 광주시 노대동에 마련된 주택전시관에서 내부 평면도 볼 수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로 계약금 이외에 입주시까지 추가 자금부담이 없다. 또 계약 1년 뒤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충북 진천·음성 일대에 들어서는 ‘충북혁신도시’에도 알짜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 있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로 탁월한 교통여건을 자랑하는 충북혁신도시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11개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첨단·도시형기업이 입주할 산업용지와 기업·대학·연구소가 들어서는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 단독·공동주택 용지가 어우러진 자족도시로 692만5000㎡ 면적에 4만2000명의 인구를 수용할 계획으로 현재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해 상업용지와 근린생활용지가 최고 157%, 평균낙찰가 120%에 115필지나 팔렸다. 단독주택용지도 2300여명이 입찰에 참가, 평균 10 대 1의 경쟁률에 최고 242%에 달하는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595필지가 팔려 나갔다.

덕분에 1074가구 규모의 공공분양 아파트 판매에도 탄력이 붙었다. 미분양 주택의 양도소득세가 감면되는 ‘9·10 부동산 활성화 대책’ 시행 이후 전용면적 74㎡는 75% 이상이 분양을 마쳤고, 84㎡도 계약률이 30%를 넘어섰다. 분양가(3.3㎡당)는 425만~504만원으로 74㎡가 1억4900만원, 84㎡가 1억6930만원이다. 최근에 진천읍 일대에서 분양한 84㎡ 아파트 분양가(2억400만원)보다 3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LH 관계자는 “그동안 충북혁신도시 아파트를 매입하는 이들은 진천과 음성에 거주하는 실수요자였으나 양도세 감면혜택 등으로 수도권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