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내년 집값, 수도권 '上低下高'…지방 '上高下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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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부동산 시장 전망
전세값 전국적으로 4% 상승…지방은 오름세 둔화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폐지 땐 추가하락 멈출 듯
경기회복·새정부 대책따라 실수요자 움직일 가능성
금리추가 인하 땐 매수심리 자극 효과도
전세값 전국적으로 4% 상승…지방은 오름세 둔화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폐지 땐 추가하락 멈출 듯
경기회복·새정부 대책따라 실수요자 움직일 가능성
금리추가 인하 땐 매수심리 자극 효과도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집값은 좀 더 떨어지고, 전셋값은 추가로 올라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의 고통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로는 경기흐름,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 금리추이 등이 꼽혔다.
◆지방도 하락세 동참
부동산 전문가들의 내년 집값 전망은 비관적이다.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건설관련 단체 산하 연구원들의 전망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수도권은 약보합세, 지방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수도권의 경우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지방은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처리 등의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수도권 시장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반기에 거시경제 회복과 함께 공급 물량 조절이 이뤄진다면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최근 내놓은 내년 전망 보고서에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각각 1.5%와 1.3%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가 지속되는 등 소비자 구매력이 낮아지고 구매심리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3년간 전국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지방 역시 내년에는 상승세가 꺾여 1.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9년 하반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많고 공급 대기물량 또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종 담당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수도권 주택시장에 부채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 가격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비교적 선방했던 지방 주택 시세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수도권에서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들의 손실이 늘어나면서 ‘담보 주택 매각→주택 공급 증가→주택 가격 추가 하락→채무 부담 확대’의 악순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지방의 경우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침체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아파트 가격의 선행 지표인 거래량이 2011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미분양 주택이 올 하반기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근거다.
KDB대우증권은 내년뿐만 아니라 향후 몇 년간 서울·수도권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하락을 반복하는 순환사이클에서 완전히 이탈해 구조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다. 구조적 하락의 원인으로 △주택의 주요 수요층인 30~54세 인구 감소 △소득 양극화에 따른 주택구매 수요 감소 △100%를 웃도는 주택 보급률 △베이비부머 은퇴 시작 △11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 등을 꼽았다.
동양증권도 내년에 집값이 추가하락하면서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바닥을 찍더라도 집값이 급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상협 동양증권 연구원은 “집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청장년층이 늘어나고 있어 전·월세 가격이 앞으로 더 올라야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실무경기 흐름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부동산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실물경기 흐름, 새 정부 출범,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세제지원, 금리 흐름 등을 꼽았다.
무엇보다 주택시장이 투자적 성격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이고 있어 주택구매 희망자들은 실물경기의 향방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 가계부채 등 실물경제와 직결되는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가 주택시장 회복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새 정부 출범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대선 후보들이 대규모 개발계획보다는 서민 주거복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 건 까닭이다. 다만 당선자가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내놓는다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말 종료되는 취득세 감면이 새 정부 들어 연장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와 분양가상한제가 국회에서 폐지되면 추가 하락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다.
국내 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낮아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떨어진다면 매매를 자극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전세는 강세 전망 우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수도권 전셋값은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의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내년부터 새 아파트 입주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예외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행정기관과 공기업 이전이 2014년까지 이뤄지면서 해당지역 전세가격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적으로 4% 정도 전셋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지방에선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반면 수도권에선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에선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도권에선 입주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을 사는 대신 전세로 눌러앉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수도권 전셋값은 올해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