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이 70%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앙선관위가 19일 오전 9시 현재 집계한 투표율은 11.6%로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때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 10.7%에 비해 0.9%포인트 정도 높아진 것이다.

이번 대선이 2002년 제16대와 판도나 양상에서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추세로 비춰 당시 최종 투표율 70.8%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시간대 투표율 11.6%는 2007년 17대 대선 9.4%, 지난 4ㆍ11 총선 8.9%, 2010년 6ㆍ2 지방선거 11.1%를 모두 상회하는 것이다.

민주화로 대통령직선제가 부활한 이후 대선 투표율은 1987년 13대 때 89.2%를 기록해 가장 높았으며, 1992년 14대 81.9%, 1997년 15대 80.7%, 2002년 16대 70.8%, 2007년 17대 63.0%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2007년 17대 투표율은 물론이고, 2002년과 비슷하거나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지표들이 속속 등장해왔다.

선관위의 유권자의식조사에서 적극적 투표의향층이 79.9%로 조사됐고 재외국민투표 투표율이 71.2%로 높게 나온 데다 부재자투표 대상자가 108만여명으로 대선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은 것도 투표율 상승 조짐으로 받아들여졌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02년에 비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를 대변하는 후보 간의 양자대결로 구도가 짜여지면서 양측 지지층이 확고하게 결집된데다 판도가 막판까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한 가지 요인이다.

초접전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자신의 한 표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투표장으로 발길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젊은 층이 얼마나 투표를 하느냐에 따라 투표율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2030 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투표독려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도 투표율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병일 엠브레인 이사는 "박빙 상황이 아니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3∼4% 포인트 이상 계속 앞섰으면 조금 덜했을텐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막판에 추격을 하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지지율이 좁혀지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유권자들이 흥미를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예년 선거에서는 대체로 오전에 투표율이 높았다가 오후에 떨어지는 흐름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해 차분하게 들여다보고 결정하는 분위기여서 현재 추세가 오후에도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2002년 대선 때보다 투표율이 좀더 올라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는 "2002년에 비해 이번에는 이슈 자체가 정치적이기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이 커서 젊은층을 투표장에 많이 끌어내지 못할 것 같다"며 "대학생들의 기말고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부분도 있어 2002년과 비슷한 수준이겠지만 최종 투표율은 당시에 못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