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19일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분위기였다.

오후 6시 투표 마감을 앞두고 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40여명의 의원들이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 1층에 마련된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결과를 알 수 없다”면서도 분위기가 밝았다. 서로 “수고했다”며 덕담을 나눌 정도였다.

하지만 오후 6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상황실엔 일순간 적막감이 흘렀다. ‘박근혜 50.1% 대 문재인 48.9%’로 예상이 뒤집힌 것이다. 특히 영남 지역 지지율이 기대보다 낮게 나오자 “왜 저렇게 됐지…”라는 한탄들이 나왔다.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정 상임고문이 선대위 회의를 소집하고 자리를 뜨면서 당직자와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던 개표 상황실은 출구조사 발표 40여분 만에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광온 대변인은 6시20분께 브리핑을 갖고 “발표된 출구조사는 오후 5시까지만 조사된 것”이라며 “부재자와 재외국민 투표 결과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개표 결과를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분위기를 추슬렀다.

하지만 오후 8시50분께 KBS와 SBS가 잇달아 ‘박 후보 당선 유력’을 발표하자 다시 분위기는 침울해졌다. 상황실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본 의원들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9시30분께 방송 3사가 ‘박 후보 당선 확실’을 보도하자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문 후보는 이날 아침 부산 사상구 엄궁동에서 투표를 마친 뒤 귀경해 서울 구기동 자택에 머물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