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링컨·만델라가 존경받는 이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적까지 중용했던 탕평 리더십…균형인사로 국가통합 시대 열길
박종구 <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pjk@kopo.ac.kr >
박종구 <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pjk@kopo.ac.kr >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1971년 대선 이후 41년 만에 과반수 득표를 했고 첫 여성대통령, 첫 부녀대통령, 첫 70학번 세대 대통령이라는 명예를 거머쥐었다. 이 같은 개인적 영광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인이 부딪칠 향후 5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다란 시련과 도전의 길임에 틀림없다. 2013년 새로운 대한민국호를 이끌 박 당선인의 핵심 아젠다는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보다도 금년 양대 선거에서 표출된 극단적 분열을 치유하는 것이다. 통합, 포용, 상생의 정치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패배 확정 후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 없이 지역별 표심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71년 대선 이래 지속돼 온 지역 간 대립구도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보수와 진보의 첨예한 이념 갈등,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상이한 표심은 계층 갈등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쟁은 빈부격차와 부의 집중, 기회불균등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험수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군주로 평가받는 당 태종 이세민은 정적인 형 건성의 참모인 위징(魏徵)을 과감히 중용해 가장 모범적인 군신관계를 구축했다. 이세적 같은 비(非) 한족 출신을 등용하고 친인척을 요직에서 배제하는 포용적 인사를 실천한 것이 그의 치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27년간의 억울한 수감생활에도 불구하고 백인들의 역사적 과오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득권을 보장함으로써 자본 해외도피, 정치보복과 같은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빌 켈러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말처럼 만델라가 조국에 준 가장 값진 선물은 인내와 타협의 문화를 심어준 것이다.
통합과 상생의 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탕평인사, 균형인사 시스템이 잘 구축돼야 한다. 역대 정부 출범 후 한결같이 국민화합과 단결이 강조되었음에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데는 많은 사람들이 인사가 지연과 학연에 크게 좌우되고 인사편중이 심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과거 ‘키친내각’ ‘육법당’ 등의 말이 널리 회자된 것도 결국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박 당선인이 “모든 지역, 성별, 세대 사람을 골고루 등용하겠다. 소외되는 국민 없이 경제성장 과실을 나누겠다”고 천명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영조(英祖)는 노론세력의 추대에 힘입어 왕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붕당정치의 부작용을 깊이 인식해, 노론과 소론의 온건파를 중심으로 한 탕평정치를 적극 추진했다. 소론의 조문명과 정우량, 노론의 홍치중과 김재로, 원경하 등이 대표적인 탕평파였다. 이를 바탕으로 즉위 초 이인좌의 난을 잘 진압하고 영조 전반기에 비교적 안정되게 국정을 주도했다.
영조가 “군자는 폭넓고 편벽되지 않는다”는 탕평비를 제작한 것은 그의 탕평의지와 정국운영의 자신감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영조 후반기 홍봉한, 홍인한, 김상로 등 친인척 중심의 국정운영은 결국 사도세자 비극 등을 초래해 왕권약화와 정국불안을 자초했다. 또한 정조 사후 안동김씨 60년 세도정치가 등장할 빌미를 제공했다.
링컨은 정치가 극단적으로 양극화되는 상황에서도 온건한 중도적 정책과 인사가 성공적인 대통령직 수행의 요체임을 잘 인식했다. 에드윈 스탬턴을 전쟁부장관에 임명하고 맥클렐런 장군을 중용해 정치적 경쟁자들로 내각을 구성(소위 team of rivals)함으로써 국정장악력을 높이고 노예제 폐지, 남북전쟁 승리를 이끌었다. 역사학자인 도리스 굿맨 주장처럼 링컨의 현명한 용병술이 그를 미국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로 만들었다.
중국 격언에 “쓰면 눈에 가득 인재요, 버리면 땅에 가득 쓰레기다”란 말이 있다. 탕평인사, 균형인사를 통해 당선인이 위대한 국가통합의 시대를 이끌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박종구 <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pjk@kopo.ac.kr >
그것은 무엇보다도 금년 양대 선거에서 표출된 극단적 분열을 치유하는 것이다. 통합, 포용, 상생의 정치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패배 확정 후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 없이 지역별 표심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71년 대선 이래 지속돼 온 지역 간 대립구도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보수와 진보의 첨예한 이념 갈등,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상이한 표심은 계층 갈등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쟁은 빈부격차와 부의 집중, 기회불균등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험수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군주로 평가받는 당 태종 이세민은 정적인 형 건성의 참모인 위징(魏徵)을 과감히 중용해 가장 모범적인 군신관계를 구축했다. 이세적 같은 비(非) 한족 출신을 등용하고 친인척을 요직에서 배제하는 포용적 인사를 실천한 것이 그의 치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27년간의 억울한 수감생활에도 불구하고 백인들의 역사적 과오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득권을 보장함으로써 자본 해외도피, 정치보복과 같은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빌 켈러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말처럼 만델라가 조국에 준 가장 값진 선물은 인내와 타협의 문화를 심어준 것이다.
통합과 상생의 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탕평인사, 균형인사 시스템이 잘 구축돼야 한다. 역대 정부 출범 후 한결같이 국민화합과 단결이 강조되었음에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데는 많은 사람들이 인사가 지연과 학연에 크게 좌우되고 인사편중이 심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과거 ‘키친내각’ ‘육법당’ 등의 말이 널리 회자된 것도 결국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박 당선인이 “모든 지역, 성별, 세대 사람을 골고루 등용하겠다. 소외되는 국민 없이 경제성장 과실을 나누겠다”고 천명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영조(英祖)는 노론세력의 추대에 힘입어 왕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붕당정치의 부작용을 깊이 인식해, 노론과 소론의 온건파를 중심으로 한 탕평정치를 적극 추진했다. 소론의 조문명과 정우량, 노론의 홍치중과 김재로, 원경하 등이 대표적인 탕평파였다. 이를 바탕으로 즉위 초 이인좌의 난을 잘 진압하고 영조 전반기에 비교적 안정되게 국정을 주도했다.
영조가 “군자는 폭넓고 편벽되지 않는다”는 탕평비를 제작한 것은 그의 탕평의지와 정국운영의 자신감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영조 후반기 홍봉한, 홍인한, 김상로 등 친인척 중심의 국정운영은 결국 사도세자 비극 등을 초래해 왕권약화와 정국불안을 자초했다. 또한 정조 사후 안동김씨 60년 세도정치가 등장할 빌미를 제공했다.
링컨은 정치가 극단적으로 양극화되는 상황에서도 온건한 중도적 정책과 인사가 성공적인 대통령직 수행의 요체임을 잘 인식했다. 에드윈 스탬턴을 전쟁부장관에 임명하고 맥클렐런 장군을 중용해 정치적 경쟁자들로 내각을 구성(소위 team of rivals)함으로써 국정장악력을 높이고 노예제 폐지, 남북전쟁 승리를 이끌었다. 역사학자인 도리스 굿맨 주장처럼 링컨의 현명한 용병술이 그를 미국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로 만들었다.
중국 격언에 “쓰면 눈에 가득 인재요, 버리면 땅에 가득 쓰레기다”란 말이 있다. 탕평인사, 균형인사를 통해 당선인이 위대한 국가통합의 시대를 이끌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박종구 <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pjk@kopo.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