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 해외선 '만능조미료'로 인기
“국내에선 프림 없는 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프리마 소비가 정체기에 접어들었지만 해외 매출은 쑥쑥 늘고 있어요. 외국인들은 프리마를 커피뿐 아니라 차(茶), 빵, 시리얼, 수프에도 넣어 다양한 방식으로 먹습니다.”

동서식품 수출팀의 허강 팀장은 “요즘 프리마 덕에 일할 맛이 난다”고 했다. 1982년 첫 수출길을 튼 지 30년을 맞은 프리마의 수출 실적이 최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동서식품에 따르면 프리마 수출액은 2010년 3761만달러, 지난해 5218달러에 이어 올해 5502만달러로 2년 연속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년 새 46% 늘어난 것이다. 동서식품은 내년에는 40% 증가한 7000만달러, 2015년에는 올해의 두 배인 1억달러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흔히 ‘프림’이라 부르는 커피크리머는 커피원두 고유의 쓴맛, 신맛, 떫은맛을 줄여주는 제품이다. 동서식품이 1974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커피크리머가 바로 프리마다. 국내 커피크리머 시장에서 프리마 점유율은 98%에 달해 네슬레 ‘커피메이트’를 압도하고 있다.

경남 창원공장에서 전량 생산하는 수출용 프리마는 현재 27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지 점유율이 높은 지역은 중앙아시아로 카자흐스탄 71%, 우즈베키스탄 56%, 타지키스탄 77%, 키르기스스탄 54% 등이다. 프리마 수출액은 1990년대 초만 해도 연간 100만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본격적인 현지화 마케팅에 나선 2000년대 들어 빠르게 늘었다.

한국에선 프리마를 대부분 커피에만 넣지만 해외에선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다. 타지키스탄에서 방송된 광고에는 프리마를 넣어 반죽한 빵으로 저녁식사를 하는 가족의 모습도 나온다. 러시아에선 코코아, 카자흐스탄에선 홍차, 대만에선 버블티에 섞어 ‘달달하게’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몇몇 나라에선 수프와 국물 요리에 프리마를 조미료처럼 첨가하거나 시리얼에 설탕과 함께 넣기도 한다. 해외에 수출되는 빙그레 ‘메로나’ 등 아이스크림 일부에도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기 위해 프리마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이 이런 해외 수요를 겨냥해 2001년 ‘하이밀키 벌크’라는 이름으로 만든 대용량 포장의 프리마도 인기다.

최경태 동서식품 과장은 “개발도상국의 유통채널이 대형마트와 편의점 같은 새로운 유통채널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며 “국내 대형마트에선 일반화됐지만 현지에선 낯선 기법인 ‘프리마 전용 판매대’ 설치, 전담 영업인력 배치, 시음 행사, 대중교통 광고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은 내년에 인도, 미얀마, 태국, 베트남에도 프리마를 수출할 계획이다. 인구 10억명의 거대 소비국인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기존 진출국에서는 점유율을 9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