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1위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계열 저축은행들이 불법대출로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에 기관 경고, 과징금 21억6000만원과 함께 대주주인 김광진 이사에 대한 해임권고(상당)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전·현직 임원 7명도 문책경고와 직무정지(상당) 등 중징계를 받았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는 기관 경고와 과징금 5억4000만원이 부과됐다. 현대스위스4저축은행 또한 기관경고, 과징금 3억48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이들 저축은행들이 징계를 받은 것은 대주주 신용공여와 동일인 대출 한도 위반 때문이다. 대주주 신용공여란 저축은행이 대주주나 대주주가 실제로 지배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상호저축은행법에서는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의 경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사실상 대주주에게 452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에게 대주주 등에 대한 불법 신용공여를 해소하라는 시정조치를 내렸다.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은 비슷한 기간에 모두 13개 회사에 대해 규정 이상으로 81억원을 더 빌려주기도 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 5월 솔로몬·미래 등 대형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당시 대주주 증자 등 경영개선약정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내년 5월까지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 금융회사에 대한 처분) 유예처분을 받았다. 지난 9월 말 현재 계열 총 자산이 약 5조원에 달해 업계에서 가장 큰 곳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9월 말 현재 1.8%로 권고 기준(5%)에 못 미치며,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은 6.2%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