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의지' 등 반영…인수위원 인선 작업
인수위를 과거처럼 떠들썩하고 매머드급으로 구성하지 않고 작지만 ‘전문가 위주의 실무형 인수위’를 꾸리겠다는 박 당선인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전날 당선인 비서실장에 측근 실세를 앉힐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당내 경제통인 재선의 유일호 의원을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선규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인수위 인선과 관련, “가장 중요한 기둥 중 하나는 전문성이 고려되는 것”이라며 “전문성과 대통합 의지를 같이 결부시킨 인선작업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발표될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 요직 인선은 당선인이 말한 대로 전문성과 대통합을 최우선 원칙으로 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원장도 정치인 출신보다는 정책을 총괄할 인사중 비(非)영남권 인사로 인선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렇게 본다면 그동안 거론된 인수위원장 후보 중 김종인 전 행복추진위원장, 진념 전 경제부총리,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본인들 의사와 무관하게 우선 순위에 오를 수 있다. 전혀 거론 안된 깜짝 인사 중용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유일호 실장이나 윤창중 수석대변인도 깜짝 발탁됐다.
인수위 분과별 간사 등 실무진 역시 전문가군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비정치인 출신 중 선거 캠프에 합류해 공약 만들기에 참여했던 외부 전문가 그룹 중 상당수가 인수위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 가운데선 특히 당내 비전문가 정치인 출신은 배제하고, 경제통 위주로 일부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안종범 강석훈 전하진 김현숙 이종훈 의원 등이 그 범주에 속한다.
유 실장 임명을 놓고 당선인 주변에선 “‘2인자’나 ‘실세’를 용인하지 않는 당선인의 원칙이 이번에도 드러났다”고 입을 모았다. 역대 비서실장을 봐도 힘있고 튀는 실세보다는 조용히 옆에서 보좌하는 온화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당선인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이성헌 유승민 진영 유정복 의원이 그런 케이스다. 가장 최근 비서실장을 지낸 이학재 의원도 비슷하다.
이에 대해 당선인의 한 측근은 “비서실장에게 많은 권한을 맡기기보다는 세세한 것까지 본인이 직접 챙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