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원자로로 수출 활로를 뚫는다. 경북원자력클러스터 사업의 핵심은 스마트 원자로 시범단지 건설과 원자력 수소실증단지 조성, 제2 원자력연구원 설립 등이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소형 원자로 개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수출 시장의 활로를 뚫기 위한 사업 기반을 경북에 만들겠다는 것이다.

○안전한 스마트 원자로 국내 첫 상용화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원자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했다.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10만㎾ 규모의 소형 원자로다. 2012년 7월4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인 스마트 원자로에 대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SDA)를 받았다. 스마트 원자로는 국내 상용원전(100만~140만㎾e)과는 달리 원자로 용기에 증기발생기·냉각재 펌프·가압기를 내장한 일체형 중소형 원전(10만㎾e)을 말한다.

일체형 원자로는 설계상으로 보면 대형 냉각재 상실 사고가 일어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원자로 용기에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및 가압기가 내장돼 기존 원자로에 있던 대형 배관이 없다. 안전 주입 탱크를 제거해 안전 주입 계통을 단순화했다. 전력 생산과 동시에 해수를 담수로 바꿀 수 있는 기술도 함께 장착했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증기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담수로 전환, 민간에 하루 4만의 담수를 공급할 수 있다. 스마트 원자로는 대형 원전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의 수요를 충족시켜 수출 전략 품목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 원자로의 경제성

대형 원전 시장은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이 선점하고 있다. 스마트 원자로는 해수 담수화 기술을 접목시킨 중소형 원전 시장에서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개발한 기술이다. 스마트 원자로는 출력이 대형 원전(1000㎿ 이상)의 10분의 1에 불과(100㎿)하지만 건설비용 및 원전 건설 공기 등 대형 원전에 비해 경제성이 높다.

문제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았지만 실증해서 보여줄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바이어들에게 스마트 원자로의 성능과 경제성을 보여줌으로써 수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중소형 원자로 시장은 중국과 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에 성공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 취득을 선점했지만 중국은 ‘페블베드 원자로’라는 중소형 원자로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도 2020년 중소형 원전 가동을 목표로 건설 부지까지 확정했다.

○2050년까지 3500억달러 시장

미국 에너지부는 2050년까지 스마트 원자로가 속한 중소형 원자로 시장 규모가 최대 1000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원자력기구 역시 향후 해수 담수화용 1000억달러, 소규모 전력생산용 25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중소형 원자로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중 스마트 원자로가 10%의 시장만 점유하더라도 2012년 10기, 2030년 80기의 원전을 수출한다는 정부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

스마트 원자로의 집중 공략 대상은 신규 원전을 도입하려는 개발도상국들이다. 전문가들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카자흐스탄 칠레 등 국토는 넓지만 인구 밀도가 낮은 국가들도 공략 대상이다. 이들은 국토 크기에 비해 전력 수요가 적어 대형 원전을 설치하면 설비 운송과 운용비 부담이 불필요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김학노 원자력연구원 스마트 원자로 개발본부장은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 개발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며 “개발도상국에는 1000㎿급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을 확보한 일체형 원자로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