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법원 경매시장에서 부동산시장 침체를 반영하는 신기록들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경매된 아파트는 모두 3만4576건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래 가장 많았다.

그러나 낙찰된 가격은 감정가격의 74.3%에 불과했다. 지난해 80.5%에 비해 6.2%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70.1%로, 85㎡ 이하 낙찰가율(80.5%)보다 10.5%포인트 낮았다.

역대 최고 감정가의 단독주택 공동주택 오피스빌딩 등도 잇달아 등장했다. 서울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 아파트 전용면적 244㎡의 감정가격은 60억원으로, 공동주택 중 역대 최고 감정가를 기록했다. 한 차례 유찰돼 현재 최저응찰가격은 48억원으로 떨어져 있다. 단독주택의 경우 서울 신사동의 감정가 228억원짜리 물건(지하 1~지상 2층)이 역대 감정가 기록을 깼다.

지금까지 경매에 나온 부동산 중 가장 감정가가 높은 물건으로 기록된 청담동 에버원메디컬리조트 빌딩의 경우 감정가격이 938억원에 달했다. 이 건물은 감정가의 88.4%인 830억원에 낙찰됐다.

주유소 경매 건수가 476건으로 늘어난 가운데 서울 천호동 소재 주유소가 감정가 127억69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 칠곡리 TKS조선소(감정가 684억6571만원) 등 대형 공장도 줄줄이 경매됐다. 올해 감정가 30억원 이상 공장경매 건수는 1539건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경매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자산가들도 경기 및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권에 들면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우량 물건들이 경매시장에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