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정권 출범] 엔화 가치 '뚝뚝'…20개월 만에 달러당 85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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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에 日시장 환호
"물가목표 상향" 日銀 압박
'환율 조작국' 역풍 우려도
"물가목표 상향" 日銀 압박
'환율 조작국' 역풍 우려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16일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일본 금융시장에는 여러 가지 신조어가 등장했다. 공통점은 모두 ‘아베’라는 단어로 시작한다는 것.
발단은 아베 총리의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이다.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쌩쌩 돌려서라도 유동성을 늘리겠다는 과격한 구호에 외환시장이 화답한 것이다. 엔화를 팔고 미국 달러화를 사려는 수요가 급증하자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이를 ‘아베 트레이드’라고 불렀다.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엔 선을 넘어선 주식시장에서는 ‘아베 랠리’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엔화 가치 하락에 빗대 ‘아베마리아’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엔화 가치는 총선 이후 열흘 동안에만 3엔가량 떨어졌다.
아베 총리가 특별국회를 통해 공식 선출된 26일에도 엔저(低) 현상은 계속됐다. 아베 정권 출범과 더불어 금융완화 정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85.36엔까지 내렸다. 엔·달러 환율이 85엔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4월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유로화 대비 엔화 가치도 유로당 112엔대로 떨어졌다. 한 달 새 8엔 가까이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새로 임명된 경제각료들이 금융완화와 관련한 발언을 쏟아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발표된 일본은행의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도 엔화를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다. 금융정책위원들 사이에 엔저를 유도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것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일본은행을 잇달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엔저의 재료가 되고 있다. 그는 총선이 끝나자마자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23일엔 TV 프로그램에 출연, “일본은행이 다음달 열리는 금융정책회의에서 물가상승률 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일본은행법을 개정해 버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어 “엔·달러 환율이 85엔이 되면 법인세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구체적인 환율 목표치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는 “아베의 발언과 행보는 일본이 환율조작국으로 받아들여져 국제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발단은 아베 총리의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이다.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쌩쌩 돌려서라도 유동성을 늘리겠다는 과격한 구호에 외환시장이 화답한 것이다. 엔화를 팔고 미국 달러화를 사려는 수요가 급증하자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이를 ‘아베 트레이드’라고 불렀다.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엔 선을 넘어선 주식시장에서는 ‘아베 랠리’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엔화 가치 하락에 빗대 ‘아베마리아’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엔화 가치는 총선 이후 열흘 동안에만 3엔가량 떨어졌다.
아베 총리가 특별국회를 통해 공식 선출된 26일에도 엔저(低) 현상은 계속됐다. 아베 정권 출범과 더불어 금융완화 정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85.36엔까지 내렸다. 엔·달러 환율이 85엔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4월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유로화 대비 엔화 가치도 유로당 112엔대로 떨어졌다. 한 달 새 8엔 가까이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새로 임명된 경제각료들이 금융완화와 관련한 발언을 쏟아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발표된 일본은행의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도 엔화를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다. 금융정책위원들 사이에 엔저를 유도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것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일본은행을 잇달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엔저의 재료가 되고 있다. 그는 총선이 끝나자마자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23일엔 TV 프로그램에 출연, “일본은행이 다음달 열리는 금융정책회의에서 물가상승률 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일본은행법을 개정해 버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어 “엔·달러 환율이 85엔이 되면 법인세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구체적인 환율 목표치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는 “아베의 발언과 행보는 일본이 환율조작국으로 받아들여져 국제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