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자유민주당 총재(사진)가 26일 열린 특별국회에서 중의원과 참의원의 총리 선출 투표를 거쳐 제96대 총리에 올랐다. 2007년 9월 총리직을 사임한 이후 5년3개월 만의 재집권이다. 한 번 퇴진한 총리가 다시 자리에 오른 것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 이후 64년 만이다.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 투표에서는 아베 총리가 총 의석(480석)의 70%에 가까운 328표를 획득했다. 상원 격인 참의원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획득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를 통해 지명받았다.

아베 총리는 특별의회 이후 극우 성향 정치인이 다수 포함된 새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부총리 겸 재정·금융상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를 임명했고, 외무상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국회대책위원장을 앉혔다. 관방장관에는 심복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간사장 대행을 배치했다.

역사 왜곡 망언을 일삼았던 정치인들도 상당수 새 내각에 포진했다.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의원이 문부과학상에, 작년에 독도를 방문하려다 입국을 거부당한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의원이 총무상에 임명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기자회견을 통해 “강한 경제를 되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모든 각료에게 경제재생과 지진 피해지역 부흥, 위기관리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