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경북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조감도). 핵심 시설인 ‘양성자가속기 및 빔이용 연구동’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100m에 걸쳐 길게 뻗어 있는 100메가전자볼트(Mev)급 양성자가속기 빔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연구진들이 막바지 점검작업을 하고 있는 이 가속기는 양성자를 빛의 속도(30만㎞/초)로 가속시켜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장치다. 이 점검이 끝나는 12월 말이면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양성자가속기가 완공되고 내년 초 시운전된다.

이근남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 사무국장은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생산해 분자, 원자 수준에서 정보통신, 신소재, 에너지 생명공학 등을 연구하는 핵심 국가기반시설”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는 18만㎡ 부지에 국비 1965억원, 지방비 1182억원 등 총사업비 3147억원을 들여 2006년 3월 착공에 들어갔다. 2005년 11월 경주시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을 유치한 대가로 정부가 지원하는 대표적인 국책사업이다.

양성자가속기가 창출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만 연간 3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가속기 건립에 맞춰 주변 대학과 산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008년 국내 최초로 에너지환경대학을 설립해 관련 연구활동 중이며 경주대는 양성자가속기 이용자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에 관한 사업에 참여 중이다.

경북지역 30여개 연구기관과 기업체는 가속기를 산·학·연 협력의 장으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경주=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