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용린 신임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교육 발전을 위해 서로 돕기로 약속했다.

문 교육감이 당선 인사차 방문한 28일 오전 서울시 신청사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박 시장의 ‘책읽는 서울’, 문 교육감의 ‘독서 교육 강화’ 등 서로의 교육 관련 공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협력을 다짐했다.

문 교육감은 “서울시 구청사를 도서관으로 만든 것은 잘한 일이다. 이제 서울광장 잔디밭도 책읽는 장소가 되겠다”며 “교육감 선거 당시 도서관을 독서 지도 기관으로 개발하겠다는 게 공약이었는데 박 시장이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도서관 정책이 과거 서울시엔 없었는데 시장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발표했다”며“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서울시립도서관, 구립도서관, 작은도서관을 잘 네트워킹해 걸어서 10분 내에 도서관에 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박 시장은 이어 “학교 안에 있으면 학생, 밖에 있으면 청소년”이라며 “학교 안은 문 교육감님이, 밖은 제가 책임지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교육감은 “시장께서 이미 교육감 역할을 잘 하고 계신 것 같다”고 답했다.

문 교육감이 서울대 교수로 지내고 박 시장이 시민단체 활동을 하던 1990년대부터 서로 알고 지낸 탓에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두 사람은 2005년 10대를 위한 리더십 도서 ≪친구야, 너와 나는 특별하다≫를 함께 집필하기도 했다.

문 교육감이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박 시장이 열심히 시정을 편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하자 박 시장은 “문 교육감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여서 여러가지 잘 될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2013년 예산 심의에서 누리과정 예산 4640억원 가운데 절반을 삭감해 확정했다. 삭감한 2319억원은 예비비로 책정했다. 예비비는 각 예산 항목당 배정된 재원을 다 소진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시교육청의 내년 예산은 총 7조3689억원이다.

올해 5세 대상으로 시행됐던 누리과정(유치원·어린이집 공통 무상 교육 과정)이 내년 3~4세까지 확대됨에 따라 시교육청은 4640억원의 누리과정 예산을 책정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교육청이 어린이집을 지원해선 안되며 정부의 복지 정책이기 때문에 별도의 국고 지원을 해달라며 예산안 확정을 미뤄왔다.

시의회가 누리과정 예산을 절반만 책정함에 따라 일단 서울시의 누리과정은 내년 7월께까지밖에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문 교육감은 “감액된 누리과정 예산을 내년 추경 예산에서 어떤 식으로든 보전하겠다”며“누리과정은 국가사업인 만큼 차질없이 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