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에 미국은 ‘우리나라’다. 히키코모리(외톨이)처럼 일본 안에만 머물면 기업은 위기에 빠진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이 세계 시장 진출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 10월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넥스텔을 인수한 이유를 다시 소개했다.

손 회장은 “50년 뒤 (현재 약 1억2000만명인) 인구가 9000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시장 안에서만 머물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스마트폰 기술의 원조는 일본”이라며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다보니 결국 뒤처지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경쟁사는 일본 통신사가 아닌 애플, 구글 등 세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진출을 위해선 수준 높은 영어 구사 능력이 필수”라며 “한국 삼성전자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화 환율 변동 등으로 일본 기업이 위기에 빠졌다는 진단에는 “경영자가 핑계를 입에 담으면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소프트뱅크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할 때도 악재 투성이였지만 라이벌 기업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일본 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경쟁 부활’을 내세웠다. 그는 “미국의 막대한 스톡옵션과 고액 보수는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을 탄생시킨 원동력”이라며 “성과에 걸맞은 보상도 없이 조직을 위해 무조건 열심히 일하라는 ‘멸사봉공’ 식의 일본 기업 풍토 속에서 진짜 경쟁은 생겨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