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인수·합병(M&A) 법률자문 시장은 김앤장이 시종일관 1위를 질주하는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태평양과 광장, 세종이 각축을 벌이는 구도가 계속됐다. 2위는 1분기 태평양, 2분기 광장, 3분기 세종 등으로 분기마다 주인이 바뀌는 쟁탈전 끝에 4분기 들어 일본 투자회사 오릭스의 STX에너지 지분인수 등을 추가한 세종의 차지가 됐다.

올해 법률자문 부문에서 발표(잠정협약·본계약 체결 시점), 바이아웃(경영권 매각) 기준으로 1위는 김앤장이 차지했다. 상반기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매각, LG생활건강의 일본 긴자스테파니 인수 등 국내와 크로스보더 딜(해외·국내 기업간 거래)을 넘나들며 독주 체제를 굳혀나갔다. 3분기 들어 세종이 솔로몬 한국 미래저축은행 매각 자문을 잇따라 따내며 추격에 나섰지만 김앤장이 MBK파트너스의 웅진코웨이(1조2000억원 규모) 인수 자문을 추가하며 수성에 성공했다. 김앤장은 종료(잔금 납입 시점) 기준에서도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김앤장의 뒤를 이어 세종과 광장은 법률자문 부문 2위와 3위에 올랐다. 상반기 3~4위권이었던 세종은 거래 규모가 1조250억원에 달했던 센트럴시티 매각을 자문하면서 태평양과 광장을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전통적으로 금융회사 M&A 자문에 강한 법무법인답게 영업정지 저축은행 거래들을 독식하다시피 한 점도 선전에 힘을 보탰다. 광장은 KT의 KT에스테이트 인수와 하이마트 매각을 자문하며 3위에 올랐다.

조선호텔의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와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 등을 자문한 율촌은 4위, 웅진그룹의 코웨이 매각을 자문한 태평양은 5위를 차지했다. 태평양은 종료·통합(경영권 비매각 딜 포함) 기준으로는 올해 2위를 차지해 자존심을 지켰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