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삼정펄프는 시가총액이 861억원에 불과한 소형 종목이다. 주요 사업은 화장지 미용티슈 등의 원재료인 원지를 제조하는 것으로 요즘 크게 주목받는 업종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 운용사인 신영자산운용과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삼정펄프를 꾸준히 사들여 각각 10.11%, 5.5%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삼정펄프는 작년 9월 이후 20.41% 올랐다. 2일에도 0.70% 뛴 4만3050원에 마감했다.
삼정펄프는 불황에 강하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화장지 미용티슈는 생활필수품이어서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소비된다. 지난해 삼정펄프의 영업이익이 190억원(이트레이드증권 추정)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금보유액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이 회사의 순현금(매도 가능 증권 포함)은 706억원(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의 약 83%에 달한다. 삼정펄프는 매년 150억원가량의 현금이 쌓여 순현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 들어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작년 말 예상 자산을 기준으로 한 삼정펄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에 불과하다. 시가총액이 회사의 청산가치보다 작다는 의미다.

최근 거시경제 상황도 삼정펄프에 우호적이다. 김봉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삼정펄프가 해외에서 수입하는 펄프나 고지의 원재료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하락하고 있어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0.57%로 높아 거래량이 적다는 점은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