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새해 초부터 정도경영 고삐를 바짝 쥐었다. 임직원들의 경조사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검소한 결혼식을 치르라는 특명을 내린 것.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사회전체를 생각하는 윤리경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밝힌 데 따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했다.

3일 LG에 따르면 임직원들이 협력회사를 비롯한 업무 관련자들로부터 경조사와 관련한 금품을 일절 받지 않도록 윤리규범을 변경해 올해부터 전 LG계열사에 엄격히 적용토록 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5만원 이내 수준의 경조금과 승진시 축하 선물 등을 받는 경우는 계열사 윤리사무국에 신고하는 의무를 면제해 줬지만 앞으로는 전면 금지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지난 연말 각 계열사들이 경조사 강화 규정을 변경했으며 연초에 이런 취지를 담은 공문을 모든 협력회사에도 전달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무급 이상 고위경영진부터 특급호텔 등 호화로운 장소를 피하고 하객 규모와 예물도 최소화해 검소하게 결혼식을 치르는 '작은 결혼식' 캠페인을 실시키로 했다. 다만 당장 동참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 상반기까지 약 6개월간의 시간을 두고 실시할 예정이다. 임원 자녀 결혼식의 사내 게시판 공지도 중지한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평소부터 생각해오던 바를 실천으로 옮기신 것"이라며 "협력회사가 성장의 동반자라는 점을 잊지 말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