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한화, 日오릭스와 태양광 손잡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마켓인사이트 1월3일 오후 3시9분
한화그룹이 일본 오릭스가 건설 중인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에 모듈을 공급할 전망이다. 일본 태양광 사업자인 마루베니와 소프트뱅크의 모듈 공급자로 선정된 데 이어 오릭스와도 손을 잡으면서 한화의 태양광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솔라원은 오릭스에 태양광 모듈을 16~20㎿ 규모로 공급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다. 오릭스는 일본 현지에서 연간 3만가구 이상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100㎿급 발전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300억엔(약 4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는 이 중 20%가량의 물량을 공급하게 된다. 이르면 이달 중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오릭스가 전량 자국(일본) 기업의 모듈을 사용할 계획이었다가 이 중 일부를 한화에서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한화의 적극적인 영업에 양사 간 관계 등이 합쳐진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화는 오릭스와 2002년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을 공동 인수했던 전력이 있다. 한화는 오릭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화생명 인수에 성공했고 5년 뒤 오릭스의 주식매도청구권(풋옵션) 행사로 한화생명 지분 17%를 최초 취득가보다 두 배가 넘는 6554억원에 사들였다. 오릭스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면 그룹 성장의 두 축인 금융과 태양광 사업 모두에서 인연을 맺는 셈이다.
한화는 일본 태양광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태양광 업황이 부진하지만 일본의 경우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 여파로 태양광 발전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서다.
한화는 지난해 5월 일본 외 다른 나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소프트뱅크에 5.6㎿ 규모의 모듈 공급에 성공했다. 8월에는 일본 대표 종합상사 마루베니가 일본 전역에 추진 중인 태양광 발전소에 4년간 500㎿의 모듈을 공급하는 데 합의, 6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가 자국 기업 부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일본 시장을 연달아 뚫을 수 있었던 데는 김승연 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2011년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아사다 데루오 마루베니 사장을 면담하고 친분을 쌓았다.
하수정/윤정현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