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3일 오후 2시5분

이랜드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월드가 자사주를 늘리기로 했다. 전체 지분의 44%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사기로 한 것이다. ‘자사주 비만’ 상태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대주주의 일부 지분을 사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자사주 1.6%(7만6726주)를 주당 39만1000원에 매입하기로 전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300억원 규모다. 자사주 취득은 오는 17일부터 2월6일까지 진행된다. 이랜드월드는 자사주 비중이 44.09%로 박성수 회장의 지분 비중(40.95%)보다 높다. 자사주 매입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비중이 45.69%로 늘어나게 된다.

비상장사의 자사주 취득은 모든 주주에게 자사주 취득 사실을 통지해 신청한 주주들로부터 균등한 조건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랜드월드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4명으로 지분 0.54%를 보유하고 있다. 모든 소액주주들이 이번에 매각한다고 해도 소액주주만으로는 이랜드월드의 자사주 매입 목표를 채울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대주주 일가가 일부 지분을 현금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월드의 배당 가능 이익이 5001억원에 달해 주주가치 환원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라며 “대주주의 참여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