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파와 함께 기록적인 폭설로 빙판길이 만들어지면서 낙상사고와 차량사고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사고를 막기 위해 제설 차량은 매일 수차례 염화칼슘을 뿌리고 있다. 염화칼슘은 조해성(공기중에 있는 수분을 흡수해 스스로 녹는 성질)이 뛰어나 제설 작업에 많이 쓰인다. 하지만 독성이 강해 도로와 다리의 콘크리트, 차량 외부를 부식시키는 단점이 있다. 또 가로수도 말라 죽이는 등 환경을 오염시킨다.

염화칼슘을 대신할 제설제는 없을까. 이 때문에 최근 도로상태와 환경에 부작용이 적은 친환경 제설제 개발이 한창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한 제설제가 그런 사례다.

미생물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시키면 여기서 유기산(산성을 띄고 있는 유기화합물)이 발생한다.

음식물 쓰레기 유기산은 독성이 약하며 칼슘이나 마그네슘 이온과 결합하면 조해성을 띄게 된다. 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도로에도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조달청은 올해부터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를 대량 구매해 전국 공공기관에 공급할 방침이다.

친환경 제설제 개발과 함께 제설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도로교통연구원은 최근 ‘인공지능 도로’를 개발 중이다. 눈이 많이 와도 도로 위에 눈이 쌓이지 않게 미리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우선 평소 눈이 잘 쌓이는 지역을 파악해 관련 정보를 토대로 도로기상정보체계(RWIS)를 구축한다.

또 도로 옆에 설치한 기상관측장비와 표면에 설치한 결빙 감지센서를 통해 눈이 내리거나 빙판이 생기는 시점을 예측한다. 그리고 온도, 습도 등을 분석한 후 도로 옆에 설치된 분사장치를 이용해 제설액을 도로에 미리 뿌린다. 눈이 오더라도 쌓이기 전에 녹도록 하는 방식이다.

도로교통연구원은 또 터널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이나 지하수에서 열을 얻어 눈을 녹이는 시스템도 연구하고 있다. 150m가량 땅을 파서 물에 열을 가한 다음 도로 밑에 설치한 열선으로 흘려 보내 눈이나 얼음을 녹이는 방식이다.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도로에 제설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