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예산 개혁과 중소기업 중심의 성장 전략 마련.’

4일 윤곽을 드러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경제분과 라인업으로 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다.

이번 인선을 지켜본 정부 관계자들은 인수위를 철저하게 실무 중심으로 꾸려가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인수위원들의 면면이 정치나 권력과 무관한 전문가 중심의 실무형에 가깝다는 평가다.

경제1분과 간사로 임명된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만 해도 30여년간 예산 관련 부처에 몸담은 전형적인 실무형이다. 국회 상임위원회도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다. 당초 언론에선 대선 캠프 출신의 김광두 서강대 교수나 강석훈·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예상을 깨고 경제1분과를 이끌게 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재원 마련 방안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데 따른 인선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 이행에는 연간 27조원씩, 5년간 총 135조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박 당선인은 이 중 60%를 세출 구조조정이나 예산 절감 등 재정 개혁을 통해 이루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데 류 의원이 적임자로 발탁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제2분과 간사로 임명된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도 박 당선인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다. 박 당선인은 당선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의원은 적임자다.

그가 중소기업청장 출신으론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란 점에서다. 통상 경제2분과 간사는 실물경제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경제민주화도 중소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 대기업 계열사 간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부당한 단가 인하 등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복지분과 간사로 임명된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인선이다. 최 교수가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주도했다는 점에서다. 복지분과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과 안상훈 서울대 교수도 박 당선인의 경제브레인으로 복지 공약 설계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다.

한편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에 강조한 ‘고용률 중심’ 경제정책과 경제 민주화를 상징하는 인물이 포진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박 당선인은 성장을 중시하는 ‘MB노믹스’와 달리 고용률 중심을 강조했다. 고용률을 70%까지 늘리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