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각 분과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분과 간사엔 예상외의 인물이 발탁됐다. 정치권과 거리가 먼 유민봉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55)다.

유 교수는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났으며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나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받고 2000년 성균관대 교수로 임용됐다. 친박(친박근혜) 관련 모임 등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가 집필한 ‘한국행정학’ ‘새행정학’ ‘인사행정론’ 등은 행정고시 필독서로 꼽히고 있을 정도로 정부부처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공기관 낙하산 문제와 관련, “정부가 공기업을 정책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기관장 낙하산 논란도 없을 것”이라며 “기관장은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하더라도 감시·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와 감사까지 정치적으로 임명해선 곤란하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견과 같다. 이를 보고 박 당선인 측에서 며칠 전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정당 활동을 한 적은 없고, 특별한 정치성향을 가졌다기보다 저는 그동안 학자로서 객관적으로 모든 것을 보려고 노력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에 대해 “선거운동은 지켜봤다. 일반 유권자로서 공약 중에서는 일자리 부문과 국민대통합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고만 했다. 그의 철학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선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이나 가치, 국정 아젠다가 각 분과위에 스며들도록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