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수익에 시세차익까지…"지식산업센터 군침도네"
대기업이 들어서는 인근의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임대수요가 늘고 있는 까닭이다. 이로 인해 매매가도 상승해 임대수익에 시세차익까지 기대되고 있다.

◆협력업체 사옥으로 ‘안성맞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체정보기술(IT)업체 등 각종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입주하도록 조성한 건물이다. 저렴한 분양가, 입주 기업에 대한 각종 세금 감면 및 보조금 혜택 등이 특징이다. 내부에는 상업시설, 비즈니스센터, 국제회의실, 편의시설 등 각종 지원시설이 함께 갖춰져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선 별도로 이들 시설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지식산업센터 중 대기업 인근에서 분양되는 물량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등의 대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청주산업단지의 세중테크노밸리가 대표적이다. 세중테크노밸리는 협력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지난해 말 100% 분양이 완료됐다. 이곳에 들어와 있는 중소기업들은 삼우엔지니어링, 인피테크, KS케미칼 등 110여개다. 업종은 화학약품, 반도체 등으로 인근 대기업과 연관되어 있다.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협력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매가도 오르고 있다. 초기 3.3㎡당 300만원 안팎이었던 세중테크노밸리 매매가는 1년 새 50만원가량 올랐다.

청주시 송정동의 S공인 관계자는 “대기업들을 기반으로 하는 협력업체들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매물이 별로 없고 어쩌다 나오는 매물은 나오는 즉시 팔린다”고 전했다.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인근의 ‘영통 디지털 엠파이어’도 마찬가지다. 이곳에는 전기·전자·제어 관련 기업이 약 80여개로 가장 많이 입주해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도 40여개가 들어와 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입주업체는 삼성 디지털시티와 관련된 기업이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은 업체들도 디지털시티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업을 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 지식산업센터는 분양이 완료됐으며 3.3㎡당 평균 300만~340만원이었던 초기 분양가에 30만~40만원의 웃돈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대수요 풍부
임대수익에 시세차익까지…"지식산업센터 군침도네"
이처럼 대기업 인근 지식산업센터가 인기를 끌면서 사옥 마련을 노리는 중소기업이나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누리고 싶은 투자자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이 경기 용인시 흥덕지구에 짓고 있는 ‘흥덕IT밸리’에는 최근 삼성 관련 협력업체의 문의가 많다. 분양 관계자는 “삼성전기, 삼성반도체, 삼성기술대학 등 관련 기업이 상당수 계약했다”고 전했다. 이 지식산업센터는 오는 9월 완공될 예정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삼성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센터 인근의 지식산업센터도 들썩이고 있다. ‘송도 스마트밸리’는 1차 분양을 완료한 데 이어 최근 2차 분양을 시작했다. 송도에 들어서는 첫 지식산업센터로, 지상 23층 공장과 지상 28층 기숙사동, 근생시설 등 총 6개 동으로 구성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대기업 인근에 사옥이 있으면 인재를 확보하기 쉽고 업무협력도 수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세제혜택과 자금지원도 장점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취득세의 75%를 감면받고 재산세도 2년간 50% 감면해 준다. 종합부동산세와 법인세 중과세 제외 등의 혜택도 받는다. 사무실을 분양 받은 벤처기업에는 공장등록증 발급 혜택도 주어져 정부가 발주하는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활동을 벌일 때 유리하다. 국가공단에 설립된 지식산업센터 중 벤처집적시설로 인정받은 곳은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 절감 혜택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다르지만 중소기업청은 30억원 한도에서 총 분양가의 70%까지 연 3~4%(변동금리 적용) 저금리로 융자를 해준다. 대출 상환 기간은 총 8년까지도 가능하며, 이자만 내는 거치 기간 3년에 원리금 분할 상환 기간은 5년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분양 요건을 꼼꼼히 따지라고 조언했다. 특정 업종의 입주에 제한이 있으면 임대를 놓거나 매매할 때 어려움이 있어서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지식산업센터는 투자상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도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상층부의 입점률을 점검하고 상주 인구와 인접 수요층의 유입여부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