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휴대폰 1위 제조사로 입지를 굳히면서 휴대폰 하드케이스(외장재 부품)를 생산하는 국내 협력사들도 신이 났다. 경기 침체 우려를 무색케 할 정도로 급성장하는 중견·중소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신흥 강자도 대거 출현해 업계가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는 총 18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1.6% 늘어난 것이다. 이 중 스마트폰 시장은 16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성장한 것으로 추계됐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 국내 휴대폰 하드케이스 시장 규모도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1위 인탑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39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연간 매출인 4095억원에 버금가는 수치다. 인탑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인다.

인탑스뿐 아니다. 같은 기간 신양엔지니어링과 모베이스도 각각 2011년도 실적인 1164억원, 687억원과 맞먹는 1101억원, 6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 모두 전년보다 20~30%의 성장세를 기록했고, 올해는 다시 50% 안팎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크루셜엠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2011년 연간 매출을 46%나 웃도는 355억원을 달성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신흥 강자로 불리는 이랜텍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휴대폰 배터리팩이 주력인 이 회사는 올해 케이스 부문 매출을 16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다. 이 회사는 2006년부터 인도에서 케이스 사업을 ‘제2 캐시카우’로 육성해 왔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도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신양엔지니어링, 모베이스, 크루셜엠스, 이랜텍 등 신흥 강자들이 업계 1위인 인탑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지는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띠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케이스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필요성이 생긴 삼성전자가 공급처 다변화를 본격화한 게 1등 업체뿐 아니라 후발업체들에도 성장의 기회가 돌아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면이 커지면서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제조가 까다로워진 것도 기술력이 있는 후발 기업들의 성장세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화면이 4인치 이상으로 커지면 잡티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 등이 까다로운데 이런 높은 부가가치 공정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회가 분산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휴대폰 케이스의 평균 단가는 일반 휴대폰은 6000원, 스마트폰은 1만1000원 정도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휴대폰 케이스 시장의 활황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케이스 시장 규모는 최소 2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근/심성미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