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학회 연례 총회] "유로존 위기 끝나지 않았다…세계경제 또 위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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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스 교수 "자산시장 안정 조치만 취해…은행감독기구 설립 지지부진"
로고프 교수 "유로존 반창고로 치유안돼…위기 마법처럼 사라지지 않아"
로고프 교수 "유로존 반창고로 치유안돼…위기 마법처럼 사라지지 않아"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는 5일 “유럽 경제에 또 한번 위기가 찾아와 세계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심스 교수는 이날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 세계 경제를 둘러싼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에는 아직 걱정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심스 교수는 특히 “유럽 정치 지도자들은 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을 안정시킬 만큼의 조치만 취하고 그 이후로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럽을 아우르는 조직을 만드는 등의 큰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문제를 뒤로 미루고만 있다는 것.
그는 “정치 지도자들이 나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하는데 유럽은 그런 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은행 공동감독기구 설립은 각국의 정치적 이해관계 탓에 잘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거품 문제도 여전히 세계 경제에 위협 요인”이라고 꼽았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역시 유럽의 재정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 세계 금융위기 역사를 파헤친 저서 ‘이번에는 다르다’의 공동 저자 로고프 교수는 “현재 유럽은 젊은 남녀가 결혼 전에 은행에 함께 계좌를 만든 뒤 양가 친척들을 끌어들여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상황과 같다”고 꼬집었다. “싼 이자에 대출받을 때는 모두가 만족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빚을 갚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로고프 교수는 국가의 과도한 빚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거나 △재정긴축 정책을 펼치거나 △인위적인 인플레이션 정책을 사용하거나 △채무 재조정 혹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위기국들은 채무 재조정을 가장 많이 활용했다”며 “유럽 국가들은 빠른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스와 같은 채무 재조정이 계속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로고프 교수는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 상황은 불안정해 반창고로 치유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이 위기가 마법처럼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샌디에이고=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는 5일 “유럽 경제에 또 한번 위기가 찾아와 세계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심스 교수는 이날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 세계 경제를 둘러싼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에는 아직 걱정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심스 교수는 특히 “유럽 정치 지도자들은 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을 안정시킬 만큼의 조치만 취하고 그 이후로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럽을 아우르는 조직을 만드는 등의 큰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문제를 뒤로 미루고만 있다는 것.
그는 “정치 지도자들이 나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시간을 두고 논의해야 하는데 유럽은 그런 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은행 공동감독기구 설립은 각국의 정치적 이해관계 탓에 잘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거품 문제도 여전히 세계 경제에 위협 요인”이라고 꼽았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역시 유럽의 재정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 세계 금융위기 역사를 파헤친 저서 ‘이번에는 다르다’의 공동 저자 로고프 교수는 “현재 유럽은 젊은 남녀가 결혼 전에 은행에 함께 계좌를 만든 뒤 양가 친척들을 끌어들여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상황과 같다”고 꼬집었다. “싼 이자에 대출받을 때는 모두가 만족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빚을 갚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로고프 교수는 국가의 과도한 빚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거나 △재정긴축 정책을 펼치거나 △인위적인 인플레이션 정책을 사용하거나 △채무 재조정 혹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위기국들은 채무 재조정을 가장 많이 활용했다”며 “유럽 국가들은 빠른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스와 같은 채무 재조정이 계속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로고프 교수는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 상황은 불안정해 반창고로 치유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이 위기가 마법처럼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샌디에이고=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