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비에이치아이는 발전소 및 제철소용 산업 설비 업체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핵심 설비 가운데 하나인 폐열회수장치(HRSG) 수주가 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석탄화력발전소용 미분탄보일러(PC보일러)를 처음으로 수주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비에이치아이를 올해 주목해야 하는 중소형주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신사업 진출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HRSG 점유율 글로벌 1위

비에이치아이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발전소 보일러 안에 들어가는 코일과 패널을 비롯해 복수기 열교환기 탈기기 등 보조 기기를 제작하던 업체였다. 제철소용 보일러와 공기예열기 등도 만들었다.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HRSG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HRSG는 가스터빈을 돌리고 배출되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재활용해 증기를 발생시키는 일종의 보일러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예산 가운데 8~10%를 차지할 정도로 가스터빈(건설 예산의 30~35%)과 함께 핵심 장비로 꼽힌다.

비에이치아이의 글로벌 HRSG 시장점유율 순위는 2010년 7위에서 2011년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맥코이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수주 실적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5.6%로 1위를 차지했다. 수주액은 2010년 2600억원, 2011년 7100억원에서 지난해 8300억원(추정치)으로 증가했다.

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올 수주 목표액은 약 1조2000억원”이라고 말했다. 매출도 2010년 1730억원, 2011년 2390억원, 2012년 4890억원(추정치), 2013년 6770억원(전망치)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동익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적으로 가스복합화력발전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수출 전망이 밝아 HRSG 매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수혜 예상

석탄화력발전소용 보일러는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해 9월 STX전력이 강원 동해시에 건설하는 화력발전소에 보일러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공급 금액은 3100억원이다.

염동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처음이라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겪긴 하겠지만 앞으로 매출이 급증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27년까지 적용되는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석탄발전”이라며 “발전단가가 저렴해 민자발전사업자들의 발주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조할 수 있는 보일러 종류가 다양한 데다 미국 포스터휠러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비에이치아이는 등락을 반복했다. 9월21일 3만3850원까지 상승했지만 11월1일 2만2750원으로 떨어졌다. 유상증자설 등의 루머 때문이었다. 경쟁 업체 대비 저조한 영업이익률도 발목을 잡았다.

최광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형이 급성장하면서 관리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매출이 1조원을 넘어가면 관리비용을 절감하면서 영억이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추정치인 6% 중반도 뛰어난 것”이라며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