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피겨 여왕!…'레미제라블' 환상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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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합계 210.77점…국내대회 新기록 우승
‘피겨 여왕’ 김연아가 7년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레미제라블’을 실수 없이 연기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대회 사상 처음으로 200점을 넘긴 김연아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권도 확보하며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첫걸음을 상쾌하게 내디뎠다.
김연아는 6일 서울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7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0.79점, 예술점수(PCS) 75.01점으로 145.80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64.97점을 더해 합계 210.77점으로 여유 있게 우승했다. 지난달 독일 NRW대회에서 받았던 201.61점보다 훨씬 높은 점수였다. 이로써 김연아는 오는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릴 세계피겨선수권에 참가할 한국 대표로 선발됐다. 김연아는 “준비한 것을 다 해낸다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도 무리 없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섬세한 스텝, 우아한 손동작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연기였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선 활주 도중 넘어져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날은 단 한 번의 착지 실수도 없었다. 김연아의 사실상 마지막 국내 무대에 피겨 팬들은 4000여석의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빙판에 올라선 김연아는 관중의 열렬한 응원에 다소 긴장한 듯 보였다. 이내 마음을 가다듬은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배경음악인 ‘레미제라블’의 애잔한 선율에 맞춰 침착하게 연기를 시작했다.
김연아는 총 7번의 점프 가운데 첫 번째 점프인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루프(기준점 10.10점) 콤비네이션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이어 트리플플립(기준점 5.30점)과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에 이어 트리플살코까지 흠잡을 데 없이 구사했다.
김연아는 넓은 빙판을 한껏 활용하며 섬세한 스텝과 우아한 손동작으로 애잔함을 표현하며 연기를 이어갔다. 두 번째 트리플러츠도 깨끗이 성공시켰다. 이어 더블악셀더블토루프-더블루프 3연속 점프도 완벽하게 해낸 그는 트리플살코와 더블토루프 콤비네이션까지 깔끔하게 해냈다. 레이백 스핀과 코레오 시퀀스를 아름답게 소화한 김연아는 이나바우어에서 더블악셀로 이어지는 점프를 침착하게 뛴 뒤 마지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연기가 끝나자 관중은 모두 일어나 아이스링크가 떠나갈 듯 박수를 치며 ‘여왕의 귀환’을 축하했다.
○소치行 티켓 많이 따는게 목표
국가대표 자격을 회복한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한층 성숙해진 그는 이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일본), 애슐리 와그너(미국),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 경쟁자들과의 ‘진검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다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세계선수권대회 1~2위에 오르는 선수의 국가에 올림픽 출전권을 3장 부여한다. 3~10위에 들면 2장으로 줄어들고, 11~24위에 오른 선수의 국가에는 1장만 주어진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더 깨끗하고 실수 없는 연기를 하고 싶다”며 “소치 동계올림픽 티켓을 많이 따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두 번의 대회를 치르며 배운 점이 있고 보완할 점도 찾게 됐다”며 “어느 선수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컨디션과 마음가짐 등이 영향을 미쳐 완벽하게 하기 어렵기에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