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의 대형마트에서 물건값을 치르면서 무이자 할부를 이용하려 했다가 거절당한 김철균 씨(37)는 카드사들의 불성실한 안내에 분통을 터뜨렸다.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믿고 물건을 사려다가 다음달 수입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것 같아 몇 가지 물건을 제외하고 계산해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무이자 할부 중단으로 혼선을 겪게 된 소비자들이 카드사와 유통업체에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렇다 할 공지도 없이 무이자 할부를 중단한 업체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의견이 포털사이트 등에 줄을 잇고 있다.

대형마트 등 상당수 가맹점들은 무이자 할부 서비스 자체를 올해부터 폐지했다. 예전에는 카드사가 부담했던 무이자 할부에 따른 비용을 올해부터는 카드사와 가맹점이 절반씩 부담하라고 행정지도하자 아예 폐지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무이자 할부 중단에 대한 공지를 제대로 받지 못한 점이다. 신한, KB국민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 7개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조차 서비스 중단 안내를 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무이자 할부 비용부담을 두고 카드사와 가맹점이 갈등을 겪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를 제때 알리지 않은 것은 고객을 무시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홈페이지, 카드명세서 등을 통해 알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