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이 절도사건 등 부산지역에서 벌어지는 딱딱한 사건·사고를 매일 한 건씩 감칠맛나는 글로 트위터에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주인공은 부산지방경찰청 홍보과 권효진 경장(27·사진).

권 경장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트위터(@polbusan)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BusanPolice)을 통해 각종 사건·사고 소식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재미있게 전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새벽 시간을 노린 PC방 컴퓨터 절도사건을 전하며 “새벽 2시. PC방 알바들에게는 눈꺼풀이 만유인력의 법칙에 응하는 시간입니다. 잔돈 계산도 힘들죠”라며 “사장님 알바분께 너무 뭐라 그러지 마세요”라는 애교 섞인 멘트를 덧붙였다. 빚 독촉을 하다가 친구를 폭행한 사건을 소개하며 “돈을 빌려줌으로써 도리어 친구를 잃기 쉽다 했습니다”라며 씁쓸한 감정을 재치 있게 전하기도 했다.

권 경장의 트위터 멘션을 본 누리꾼들은 “친근한 이미지의 경찰이 멋지다”는 반응과 함께 글마다 수십 개의 댓글을 달고 200~300번의 리트위트를 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팔로어가 1만5000명이 넘는다.

권 경장은 창원대 법학과에 입학하자마자 군에 입대했다. 2007년 제대 후 대학에 다니다 자퇴했다. 2년간의 공부 끝에 2009년, 바라던 경찰시험에 합격했다. 권 경장이 대학을 포기하고 경찰의 길을 선택한 건 경찰공무원인 아버지와 형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 권한우 씨(59)는 지난해 6월 명퇴했고, 형 충현씨(29)도 경찰이다. 트위터 홍보가 인기를 끌면서 권 경장은 ‘호봉 승진’포상을 받았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