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전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KT·수원과 부영·전북이 7일 오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10구단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KBO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20명 안팎의 평가위원회를 구성, 이르면 10일께 약 30개에 달하는 평가 항목을 놓고 비공개 심사에 들어간다. 유치 후보 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한다.

KBO는 오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보고하고 이후 총회에서 10구단 창단 기업과 연고 도시를 확정한다. KBO 관계자는 “오는 20일 전후로 최종 결정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부영 먼저 접수…KT는 시장 규모 과시

신청서는 부영·전북이 먼저 제출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김완주 전북지사가 이날 오후 1시30분 양해영 KBO 사무총장에게 신청서를 냈다. 오전엔 이 회장이 야구발전기금을 신청서에 자필로 적으면서 기업 총수로서 야구단 창단을 위한 투자 의지를 강력하게 표현했다.


KT·수원은 한 시간 뒤인 오후 2시30분 이석채 KT 회장과 이재율 경기도 경제부지사, 염태영 수원시장이 함께 신청서를 제출했다. KT, 수원, 경기도가 힘을 합쳐 경제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오너의 의지 vs 30년 스포츠단 노하우

‘부영 드래곤즈’라고 구단 이름까지 정한 부영·전북은 역사·흥행·발전·진심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중근 회장은 “틀림없이 저희에게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한다. 향후 야구 지원도 모자람 없이 해낼 것이다. 최소한 30년은 걱정 없이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KT에 비해 기업 규모가 작다는 지적에 대해 장기적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한 것이다.

KT와 수원 관계자들은 ‘수원’ ‘KT’ ‘10’이 새겨진 점퍼를 맞춰 입고 참석했다. 이석채 회장은 “프로야구와 KT는 오래 전부터 이야기됐지만 그동안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우리가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자신감도 생겼다”며 10구단 유치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KT는 30년 넘게 스포츠단을 운영해왔고 최고경영자가 누구든지 그 전통을 이어왔다”며 “야구팀 운영이 얼마나 힘든 것이고 창단을 결심했을 때는 무엇을 해야 할지 충분히 알고 있는 곳이 우리 KT”라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