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수원과 부영·전북 가운데 누가 프로야구 10구단의 주인공이 될까. 심사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평가해야 할지 프로야구단 운영자, 야구 기자, 스포츠경영학 교수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적극적 투자 의지, 장기적 재원 조달
전문가들은 야구단을 운영할 모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와 장기적인 재원 조달 계획을 첫 번째로 손꼽았다. 20년간 야구 기자로 활동한 신명철 스포츠칼럼니스트(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는 “현재 프로야구의 열기를 이어갈 수 있는,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가진 기업이 선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15년간 두산 베어스의 운영부장으로 활동했던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은 “KT나 부영이 연간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고 강조했다.
연고 도시가 갖고 있는 비즈니스 여건도 체크 포인트다. 정 소장은 “야구단의 흑자 운영을 위해 광고주나 스폰서 등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기업이 그 지역에 얼마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기준에 대해 두 전문가의 평가는 엇갈렸다. 신씨는 “KT나 부영이나 기업 규모가 판단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기준으로 보면 양쪽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정 소장은 “20~30년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KT가 유리하다. 야구단의 비즈니스 여건을 봐도 수원이 더 많은 대기업 본사를 확보하고 있다”며 수원의 손을 들어줬다.
◆“야구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해야”
지방자치단체의 야구단 지원 계획과 관중 동원 노력도 중요한 요소다. 스포츠산업협회 부회장인 김종 한양대 체육대학장은 “지자체가 지역 주민들의 구단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고 야구단을 통해 지역 브랜드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20~30년 장기적인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확약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중요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학장은 “빙그레가 1986년 프로야구를 시작하면서 KBO 빌딩의 부지를 제공했다”며 “자기 구단과 지역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서 야구 인프라 구축에 대한 계획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축구의 파주 트레이닝센터를 국가대표팀 훈련부터 유소년팀 육성, 지도자 교육 등에 폭넓게 이용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또 “야구도 파주 트레이닝센터처럼 코치, 심판, 기록원 육성 등을 한 군데에서 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