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양광산업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등하면서 관련주(株)들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이번 반등은 21개월 만에 상승 반전이다. 업계 구조조정으로 인해 설비증설 계획도 없어 가격 안정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글로벌 증시 안정에 힘입어 인버스를 제외한 모든 유형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태양광 ETF가 4~5%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증권주 ETF(6%)와 더불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재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태양광 관련주들이 강하게 반등에 나섰다"면서 "녹색산업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KTB GREAT GREEN, TIGER그린, KODEX태양광 등이 4~5%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종 대장인 OCI의 주가도 뛰어오르고 있다. OCI는 지난달 27일 닷새 만에 조정을 끝마치고 반등에 성공한 이후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주당 16만원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18만3000원을 웃돌고 있다.

기관은 폴리실리콘의 가격 반등을 기대하고 OCI의 주식을 지난달 11일부터 매수하기 시작해 이달 3일까지 14거래일 동안 약 1120억원 어치(66만여주)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뒤늦게 나흘 연속 매입 중이다.

OCI에 비해 몸집(시가총액)이 작은 태양광주 오성엘에스티웅진에너지, SDN, 넥솔론 등은 상한가(가격제한폭)를 포함해 급등세를 연출해 보이고 있다. 오성엘에스티는 지난달초 이후 현재 2배 이상 치솟았고 웅진에너지의 경우 이날까지 5거래인 동안 약 22%의 주가수익률을 기록중이다. SDN은 전날까지 나흘 만에 50%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대표주인 OCI의 주식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성장 가치가 가장 부각될 수 있어서다.

OCI는 폴리실리콘 이외에 미국 태양광발전소 건립과 새만금 집단에너지 사업 그리고 신(新)사업인 사파이어 잉곳 사업 및 기존의 화학분야 등에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동시에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최지환 NH농협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태양광 시장은 2013년부터 중국 일본 등 아시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폴리실리콘 소비량은 전년 대비 4만2000t(태양광시장 약 7GW)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폴리실리콘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올 연말까지 정체된 모습을 보일 예정이라서 그간 업황 회복을 제한해온 과잉 공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약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세계 폴리실리콘 신규 증설이 작년 상반기 중 모두 이뤄져 사실상 올해 내 폴리실리콘 설비 증설 계획은 없다는 것.

최 연구위원은 "OCI의 경우 미국 자회사 OCI Solar Power가 미 CPC 에너지사와 전력공급계약을 체결해 4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할 예정"이라며 "총 예상 투자금액은 약 12억 달러로 연간 800~900억원의 현금 유입이 25년간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OCI는 2011년 10월 획득한 새만금 집단에너지 사업에 대한 정부 승인도 얻어 향후 새만금개발면적 1870만㎡에 1만1680세대분의 전력과 열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OCI는 2015년까지 첫 번째 관련 프로젝트를 완공 200~250MW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최 연구위원은 "이밖에 작년 3월부터 LED용 사파이어 잉곳을 중국과 일본 등 주요 웨이퍼 업체로 납품하기 시작했는데 연간 생산능력이 400만㎡에 이른다"라며 "2015년까지 전세계 잉곳 시장점유율 20% 달성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벤젠, CB(카본블랙) 등 화학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눈에 띄게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긍정적이다.

그는 "OCI의 지난해 화학부문 영업이익은 42.3% 늘어난 1362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지난 4분기 이후 벤젠 가격이 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어 갈수록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