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가 10일로 예정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네 번째 임기 취임식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지 못한 탓이다. 야권은 거세게 반발하면서 베네수엘라 정국이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야당의 훌리오 보르헤스 의원은 “헌법에서 정한 날짜에 취임식이 열리지 않으면 국제기구들과 함께 소송을 낼 것”이라며 “국민들은 저항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야권 연대 대선 후보였던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 주지사도 “헌법은 명확하다”며 “취임식에 오지 못한다면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취임식은 형식적인 것”이라며 “연기할 수 있다”고 맞섰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도 차베스 지지자들과 함께 10일 대규모 친정부 시위를 열 것을 예고했다. 여야가 이날 동시에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경우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