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을 이용한 교육과 선 없이도 차를 충전하는 것이 모바일 기술로 가능해집니다.”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은 가전쇼 CES 2013 개막 전날인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모든 것은 모바일로부터’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명실상부한 모바일 시대

제이컵스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외 정보기술(IT) 기업이 CES쇼 개막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퇴임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는 12번,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까지 4번 연속 기조연설자로 CES에 참가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시장에서 43%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퀄컴이 CES의 ‘단골마님’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빈 자리를 채웠다고 해석하고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 컴퓨터 등에서도 모바일 기술이 적용되는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얘기다.

제이컵스 회장은 “매일 100만대의 스마트폰이 생산되는데 이는 매일 태어나는 아이 수의 약 두 배”라며 “현 시대 우리는 모두 M(모바일)세대”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육감 시대 올 것”

제이컵스 회장은 “스마트폰이 육감을 가지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전달하는 ‘디지털 육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퀄컴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김발(kimbal)’이 대표적 예다. 이 기술은 바코드뿐 아니라 글자까지도 인식해 정보를 제공한다.

그는 퀄컴의 증강현실 운영체제(OS)인 ‘뷰포리아’를 소개했다. 제이컵스 회장은 “증강현실이 앞으로 의료산업,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교육 시장에 많은 기회와 변화를 줄 것”이라며 증강현실을 통해 아이들이 단어를 익히는 프로그램을 시연해보였다.

제이컵스 회장은 ‘사물 간 통신’ 기능도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를 차고에 넣기만 하면 충전이 되는 전기자동차 솔루션 ‘할로(halo)’를 직접 선보였다.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읽고 의료기관으로 자동 전송하는 의료기기 등도 소개하며 “모바일 기술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스냅드래곤 800 출시

이날 제이컵스 회장은 새 스마트폰 AP인 ‘스냅드래곤800’과 ‘스냅드래곤600’을 처음 공개했다. 스냅드래곤 800은 기존 제품인 ‘스냅드래곤S4 Pro 쿼드 코어 프로세서’ 대비 정보처리 성능이 75% 정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800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HD(고화질)보다 픽셀이 4배 많은 UHD급 화질을 지원하면서 전력 소모량은 종전 제품보다 반으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전력 낭비가 없는 비동기식으로 설계돼 전력 효율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퀄컴의 설명이다. 이 부품을 적용한 제품은 올해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스냅드래곤 600은 종전 ‘스냅드래곤 S4 Pro’ 대비 40% 정도 성능이 향상됐다.

라스베이거스=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