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카드 부문(우리카드)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일 합동간담회를 열고 우리은행에서 카드 부문을 떼어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최종 논의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날 △우리은행의 카드사업 분할(은행법) △카드회사 신규 법인 설립(여신전문금융업법)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신규 법인) 편입(금융지주회사법) 등에 대한 법적·절차적 검토를 마무리하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융위는 오는 16일 정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금융위 승인 후 3월 초까지 인력 충원 및 전산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분사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은행 카드 부문 분사에 대한 실사 결과를 논의하고 회사 분할에 이견이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카드사업 분할 및 신규 법인 설립은 금융위 인가 및 승인을 거쳐야 하고 자회사 편입은 금감원에 신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우리은행의 카드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겠다며 금융당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카드사 과열 경쟁 등을 이유로 들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카드사 간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카드사업 분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다.

다만 우리은행 노조가 카드 부문 분사에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노조는 카드 부문이 분사되면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 부문이 떨어져 나오면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 수는 기존 12개에서 13개로 늘어난다. 우리은행의 카드 부문 자산은 4조원 규모로 시장 점유율은 7% 수준이다. 카드 사업 관련 작년 누계 신용이용액은 33조원이며 신용회원 수는 570만명이다.

우리은행의 카드 부문 분사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카드업계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KB·우리·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 카드사(은행계 전업카드)들이 모두 독립돼 나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은행계 카드사들이 주도권을 갖고 시장 재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농협은행이 카드 부문 분사를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장창민/류시훈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