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남은 예정했던 30분을 훌쩍 넘겨 1시간가량 이어졌다. 박 당선인은 방명록(사진)에 “어려운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서 활기찬 기업활동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주로 상공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10명의 상공인이 약 30분에 걸쳐 돌아가며 발언했다. 박 당선인은 발언을 끊거나 추가 질문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꼼꼼히 메모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중소기업 졸업 후 중견기업이 됐을 때 중소기업이 받는 혜택이 연장됐으면 한다”며 “정부의 정책도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것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업 측에선 김억조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유일하게 발언했다. 김 부회장은 “비정규직 사용규제,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고 노조 입장에 편향된 노동법안이 국회에 많이 제출됐다”며 “기업 현실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신중히 처리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서울상의 회장단 자격으로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강덕수 STX 회장,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도 참석했지만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간담회에 동석한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기업에 대한 질책이나 평가보다는 중견기업 육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며 “전국적으로 다양한 업종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이 오늘 만남의 주목적으로, ‘경제민주화’라는 단어 역시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